storybook /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주거공간을 다시 보다.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주거공간을 다시 보다.


에디터 루시입니다. 이 콘텐츠는 지난 폴인 스터디 를 기반으로 정리한 리포트입니다. 오랜 관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선으로 도시를, 도시를 둘러싼 다양한 공간을 개발하는 사례를 엮었습니다. 부동산 개발, 도시 재생, 공간 창업, 지역 활성화에 관심 있는 분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리포트는 총 6화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도시에서 지역으로, 지역에서 공간으로 이어지는 부동산 개발 트렌드와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달라지고 있는 사무, 주거, 상업 공간의 트렌드를 함께 볼 수 있습니다.


5화에서는 주거공간의 변화를 이야기합니다. 1인가구의 증가, 디지털 노마드족의 탄생 등 기존과는 다른 삶의 방식이 등장하면서, 주거공간을 둘러싼 시장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호텔 못지 않는 서비스부터, 커뮤니티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실험이 이뤄지고 있는 주거공간 이야기를 SK D&D를 통해 만나보세요. 

0. 안녕하세요. SK D&D 본부장 김도현입니다.

SK D&D는 부동산 개발 일을 하는 회사입니다. 저는 화학공학과를 졸업해 SK에너지에서 R&D로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SK케미컬 전략 기획실로 들어가 석유 화학 투자 관련 일을 했고, 신규 사업팀을 거쳐 워커힐, SK상사 등 다양한 곳에서 근무를 했어요.

그러다가 미국에 있는 UCLA에서 공부를 하면서 SK건설로 옮겼고 미국에서 잠시, 부동산 개발 일을 조금 접하게 됐습니다. 나중에 한국 본사로 돌아와 임원으로 회사에 다니다 2016년에 SK D&D로 옮겨 현재는 주거에 대한 다양한 개발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제 이야기를 먼저 시작한 이유는, 그동안 부동산 개발에서 보는 주거와는 다른 관점으로 사업을 보고 전개하는 부분이 있다는 점을 설명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그동안 저희가 해왔던 고민을 같이 나누고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주제가 ’주거‘이지만 사실 저희는 사무, 호텔과 같은 업무용 부동산을 많이 했고, 앞으로 또 다른 발전을 하기 위해 주거를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1. 변하는 주거문화 

서울 인구가 1천만 명을 찍고 지금은 900만 명대입니다. 광역까지 포함하면 2,500만 명 정도라고 이야기하죠. 보통 500만 명이 넘으면 대도시라고 이야기하는데 서울은, 굉장히 밀도가 높은 도시입니다.

한국에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서울에 대한 이미지가 무엇인지 물어보면 공통으로 세 가지 정도를 답합니다.

첫 번째는 산입니다. 생각해 보면 이렇게 한복판에 산이 이렇게 있는 수도나 대도시는 저도 못 봤던 것 같아요. 우리나라는 남산도 있고 청와대 뒤에 또 인왕산이 있고 북악산이 있다 보니까 그걸 굉장히 좋아하고 자연이 같이 있다는 인상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그리고 다른 하나가 아파트입니다. 제가 몇 년 전 인천공항에 내리는데 옆에 외국 사람이 앉았어요. 중국을 가기 전에 인천공항에서 갈아 타는 사람이었는데 서울은 가본 적이 없다며, 가볼 만한 곳을 추천해 달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비행기 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가리키며 “저 엄청난 공장이 있는 곳이 삼성이냐.” 하고 묻더라고요. 가리키는 곳을 보니, 일산 신도시였습니다. 그 사람이 보기에 쿠키 커터같이 똑같은 것들이 늘어서 있는 아파트 중심의 신도시가 공장처럼 보였던 거죠. 

마지막으로 24시간 도시입니다. 52시간 근무제를 하니 이게 얼마나 유지될지 모르겠지만, 서울이 압축 성장을 했기 때문에 잠들지 않는 도시라고들 합니다.

외국인들이 보는 이런 서울의 풍경은 그동안 우리가 만들어온 모습입니다.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과정을 조금 설명할게요. 한국의 주거 모습은, 광복 이전에는 일본식 주택과 초가집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6.25전쟁 때 폐허가 되었다가 새마을 운동으로 집에 바뀌었죠.

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강남이 개발되었고 빠른 속도로 개발되며 서울 주변으로 신도시가 생겨났습니다. 그 결과 1950년대에 20% 정도였던 도시화 비율은 지금은 80%가 넘게 되었고 서울과 수도권으로 인구가 집중되었고 문화사업도 모두 서울로 편중되었습니다.

이렇게 인구가 서울에 집중되다 보니 서울은 고밀도로 수직화한 주거 문화가 발전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서울에서 고층 아파트와 고층 빌딩을 쉽게 볼 수 있게 되었죠. 고층 아파트에 사는 문화라는 것이 우리나라 주거와 생활 양식, 주거를 생각하는 방식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습니다. 외국인의 눈에는 거대한 공장처럼 보이는 고층 아파트는 어쩌면, 전쟁으로 폐허가 된 도시를 빠르게 회복하는 효율적 방법이었는지도 모릅니다. 현재 서울의 주택 보급률은 60%가 조금 안 되는데요,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 사는데도 이 정도의 주택 보급률을 유지한다는 것은 사실 엄청난 것입니다. 

또,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분양권 제도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분양권은 LH공사에서 땅을 개발해 분양권을 가진 사람들에게 줄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에요. 돈 없는 사람들도 분양권이 있으면, 분양의 기회를 강제로 주는 것이죠. 목돈이 없는 사람들도 집을 소유할 수 있게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가능성이 기회가 됐고, 집값이 오르면서 투자 개념으로 집을 바라보는 관점이 사회적 인식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주거 공간이 아닌, 투자 효율의 가치로 보게 된 것이죠. 

그런데 요즘, 저는 이런 방식으로 주거 공간을 보는 것이 행복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들과 똑같은 집 말고 나에게 맞는 집에서 살고 싶은데.‘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죠. 얼마 전, IT 기업에 계신 분과 만나서 얘기를 하는데 그분은 오피스텔에서 나왔다고 하시더라고요. 이유를 물으니, “모두가 똑같이 정해진 가구와 소품들만 놓고서 사는 걸 못 견디겠다.”였습니다. 자기가 꾸미는 대로 살고 싶은 거죠.

저는 이 이야기가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압축 성장을 하며 효율성의 잣대로 평가하던 주거공간을 다른 관점으로 봐야 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희는 이런 변화에 주목해 새로운 주거 공간에 대한 제안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지금부터는 저희 팀이 중요하게 보고 있는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예전에는 공급을 하면 수요가 일어났는데 이제 수요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앞으로도 과하게 공급을 늘릴 정도로 수요가 늘어날 거냐는 의문이 생깁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다른 지표도 있습니다. 인구는 줄어들었지만 이민자나 해외에서 오는 사람들은 늘어났고, 1, 2인 가구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변수들이 있기 때문에 수요의 증가 폭을 파악해야 하죠.

양적인 면도 있지만 내용적인 측면도 변하고 있습니다. 세대가 바뀌는 것에 우리가 이렇게까지 깊게 생각해본 적은 없는 것 같은데요. 제가 학교에서 배우는 가치와 저의 아버님이 아는 가치는 그렇게 다르지 않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제가 사무실에서 신입 사원이나 20~30대 친구들을 보면 저와 되게 다르다는 걸 느껴요. 주거 문화라든가 주거 형식에 필요한 것을 판단한 것에 있어서 중요한 문제죠. 새로운 세대(New Generation)의 가치관의 대표적인 말을 꼽자면 ’Co-dividual‘, ’Nomad‘, ’공유경제‘가 있습니다.

또 하나 미래 주거의 변수는, 지속 가능성을 수용하려고 하는 점입니다. OECD국가라면 선진국으로서 지속 가능성에 대한 부분이 어느 정도의 수준이 되었는지에 대해 계속 평가하고 그 결과를 우리가 의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7년 서울 도시비엔날레에 다녀왔는데 그 중 암스테르담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얘기할 때는 여러 가지 환경적인 문제들을 많이 이야기해요. 무조건 부수는 게 아니라 기존에 있는 걸 어떻게 잘 고칠 것인지, 잘 고치는데 그걸 상업적인 건물로 어떻게 이용할 건지, 주거와 휴식은 어떻게 묶을 건지, 접근성은 어떻게 개선할 건지, 어떻게 하면 CO2를 많이 발생시키지 않고 개발할지, 어떤 효용성을 가질 것인가 등의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부분을 고민합니다.

자본 시장도 변하고 있어요. 옛날에는 주식이 어떻게 될지 생각하며 주식을 샀다면 ’바이코리아‘가 나오면서 펀드를 통해 간접 투자하게 되었어요. 이제 주식을 하려면 주식에 대해서 알아야 할 것들도 많아졌고 그걸 알아야 ’이 주식을 사도 되는 거야?‘하고 살펴보게 되죠. 예전엔 조직이나 기관이 관리하게 되었어요.

또 최근에는 부동산 투자보다 채권, 주식 위주로 투자하다가 리츠(REITs, 부동산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뮤추얼펀드)를 보고 부동산으로도 펀드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죠. 과거에 사기가 높아 외면당했던 투자 영역이지만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도 보고 있고요. 부동산 투자도 마찬가지로 조직, 기관의 자본투자 상품으로 관리하게 되었어요. 자본 시장이 부동산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주거문화에서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미래 주거의 변화 요소를 어떻게 껴안고 더 잘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 우리는 앞으로 숙제처럼 해결해나가야 하고, 어떤 방향성을 갖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진행되지 않을까 합니다.

2.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따른 주거 시장의 변화 

지금까지 한국의 주거문화와 미래 주거의 변수에 관해 이야기를 했다면, 그런 것과 상관없이 시장에서 보이는 현상들도 있습니다. ’Future Innovation‘이라고 표현했는데요. 주거 문화에 있어서 새롭게 변화되고 있는 모습들을 6가지 테마로 나누어 살펴보겠습니다.

작년 3월 싱가포르투자청(GIC)이 실리콘밸리에서 하는 포럼에 가는데 저희도 함께 다녀왔어요. GIC는 실리콘밸리에 30년 정도 전부터 투자하고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30년 전이면 실리콘밸리가 실리콘밸리 같지 않을 때였는데 말입니다. 저희 회사도 GIC에 투자를 받았기 때문에 같이 갔고, 부동산 관련 포럼에서 업체들과 만나고 네트워킹할 수 있었어요. 그때 첫 시간에 본 장표가 이거예요.

1833년이나 2017년이나 집을 짓는 방식이 똑같다는 문제를 제기합니다. 전체 경제의 생산성은 지난 20년간 1.78% 올라갔는데 건설 분야는 오히려 떨어졌다는 문제의식이죠. 경제 전반에 금융, 제조업 같은 곳은 테크놀로지가 개입하면서 생산성이 100배, 200배씩 개선되었는데 말이죠.

저는 이 문제 제기를 보면서, 건설 분야는 왜 생산성이 개선되지 않았는지 생각해봤는데요. 그 이유는 이렇게 하지 않아도 부동산 개발 사업은 돈을 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신경을 안 써도 됐던 거죠. 하지만, 실리콘밸리 사람들은 그걸 못 참더라고요. 실리콘밸리의 정신은 안 될 것 같지만 아주 가능성은 없지 않은 생각을 해요. 95%는 안 되고 5%가 될까 말지라도, 만약 5%가 된다면 이건 혁명적인 일을 일으킬 수 있으니 5%를 택하죠.

그런데 어떻게 5%의 가능성으로 사업을 진행하는지 이 부분도 실리콘밸리 문화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여러 사람이 모여 돈을 모아서 진행합니다. 한 번 해서 안 됐다 하더라도 그 결과를 가지고 무엇이 안 됐는지 분석한 다음 더 확률 높은 게임을 하는 거예요. 그럼 실패 확률이 90%가 되고, 85%가 돼요. 그래서 그들은 자신 있게 말합니다. 실리콘밸리는 장소가 아니다, 문화(Culture)다. 파괴적인 혁신(Destructive innovation)을 하는 집단이고, 그것이 서구의 정신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동부의 아이비리그에 갔다가 이건 아닌데 싶어 차고를 열고 창업을 하는 것이죠.

그런 실리콘밸리에서 말하는 건 4가지 정도입니다.

첫 번째는 ’Process‘ 통합 개선이에요. 시공하려면 디자인 설계하는 사람, 전기하는 사람, 구조하는 사람 다 달라요. 모두 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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