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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주방 위쿡, '맛집'의 시대를 '푸드메이커'의 시대로

0. 안녕하십니까, 위쿡의 김기웅입니다.

저희 회사의 이름은 심플프로젝트컴퍼니(SIMPLEPROJECT&CO)입니다. 이 회사가 운영하는 공유주방이 '위쿡'이라는 브랜드고요. 위쿡은 국내에 처음으로 공유주방이라는 개념을 소개했습니다. 누적 투자액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공유주방이기도 합니다. 

1. 공유주방, F&B 업계에 린스타트업 환경을 만들다   

보통 공유주방이라고 하면 라이센스드 공유주방 렌탈 서비스(Licensed commercial Kitchen Rental Service)가 대부분입니다. 허가받은 상업용 공간에, 주방 기구와 설비를 갖춰두고 이걸 필요한 사람에게 원하는 시간만큼 돈을 받고 빌려주는 비즈니스입니다.

저희가 운영하는 위쿡 사직 지점 공유주방 역시 동시에 여러 명이 사용할 수 있는 주방 공간이 있고, 4~10평 정도 되는 개별 주방이 있습니다. 사업자를 내고 식품을 만들어 주로 온라인을 통해 판매하는 분들을 위한 공유주방입니다. 사업 초기에 투자 비용을 아끼면서 시장에서 제품을 검증해 보고자 하는 분들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위쿡 사직지점에서 동시에 여러 명이 사용할 수 있는 공유 주방.  ©위쿡 

그러나 단순히 공간과 기기를 빌려주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여기에서 다양한 푸드 메이커가 만드는 음식과 제품을 만들어서 파는 데 필요한 기능들 역시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이 공유주방에 인큐베이팅 기능이 붙으면 키친 인큐베이터 또는 인큐베이터 키친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유통 기능이 붙었을 때는 보통 쉐어드 키친이라고 부르고요. 결국, 이 공유주방 렌탈 서비스에 어떤 기능이 붙느냐에 따라서 공유주방의 특성이 달라진다고 볼수 있습니다.

최근 가장 많이 나오고 있는 모델은 공유주방에 배달 솔루션을 붙여주는 겁니다. 주문을 통합해서 받아준다든가, 만든 음식을 배달 대행 회사와 효율적으로 연결해주는 것처럼요. 

세계적으로 보면 공유주방의 모델은 두 가지 형태로 구분됩니다. 하나는 식품 제조 가공업 영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제품을 만들어서 이것을 유통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합한 형태입니다. 저흰 제조형 공유주방이라고 부릅니다.

상업용 주방 렌탈서비스도 하지만, 예를 들어 미국의 공유주방 브랜드인 U사의 경우 직접 유통회사를 만들어서 해당 공유주방을 이용하는 제조업자들의 제품을 유통하는 일도 합니다. 푸드 메이커의 제품이 대형 유통 채널로 팔리고 스타 상품이 되기도 합니다.

제가 U사를 방문했을 때도 냉동 피자를 만드는 메이커가 신제품을 만들어서, 공유주방에 마련된 다른 공간에서 시범 판매 중이었습니다. 그러면 식품회사, 유통회사 MD들이 자주 와서 새로운 제품을 소싱해 가기도 합니다. 다양한 사람이 만드는 제품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거죠.

이런 모델이 잘 운영되는 제조형 공유주방에서는 린스타트업(lean-startupㆍ빠르게 시제품을 만들어 시장을 검증하는 창업 전략) 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일단 제품의 완성도가 그다지 높지 않더라도 시장에 내놓은 다음 소비자의 반응을 보고 바로바로 개선해 나갈 수 있습니다.

이전까지 대부분의 F&B 비즈니스는 가볍게 시도하는 게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공유주방에는 공간이 있고, 매장도 있고, 사업자도 오기 때문에 린스타트업 환경이 갖춰진 겁니다.

다른 하나는 배달 음식점업 영역입니다. 배달업을 하는 사람이 모여있는 공유주방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금 이 형태의 공유주방이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위쿡에도 위쿡 딜리버리라는 배달 공유주방이 있습니다. 역삼점 등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5개 정도 되는 배달형 공유주방을 열 예정입니다.

2. 증권맨, 도시락점 거쳐 공유주방 창업까지

저는 이전에 증권 회사에 다녔습니다. 증권시장도 안 좋아지자 ‘젊은 나이에 뭔가 좀 새로운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2014년 3월, 회사를 그만두고 영동시장에 있는 도시락 배달 전문 음식점을 인수했습니다. 8평짜리 배달 전문 음식점이었습니다. 지점은 3개까지 확장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8평 남짓한 공간에서 월 매출이 3000만 원~4000만 원 정도로 나왔습니다. 영업 이익률 자체가 낮아서 남는 게 없더군요.

이유는 사실 통계로도 나와 있죠. 우리나라 서울 시내 5인 미만의 영세 음식점을 비교해서 10년 치 통계를 보면 지난 10년간 매출액 증가율 자체는 4.2% 밖에 안 됩니다. 매출을 늘리는 게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죠. 포화 상태라는 겁니다. 옆 가게들이 제육볶음 도시락을 7000원에 파는데 저만 1만 원에 팔긴 어려우니까요.

반면 비용 증가율은 연평균 8%가 넘습니다. 생각해 보면, 인건비는 한 번도 떨어진 적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영업 이익률은 계속 하락했습니다.

제가 2014년에 도시락집을 시작하고 확장하면서 어느 순간 고민이 생기더라고요. 도저히 계속 가면 남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닌 것 같아서요.

선택의 갈림길에 섰는데 벌려놓은 건 있으니까 여기서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별의별 방법을 생각해봤습니다. 인건비 비중이 제일 크기 때문에, 동남아에서 라이더를 훈련하고 직원 훈련 틀을 만들어서 인력을 수입하는 일을 해볼까도 했어요. 식자재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직접 산지랑 거래하기도 하고요.

그러다 공유주방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계산해봤습니다. 배달원을 직접 고용한다든가 비용을 들여 홍보 전단지를 각각 뿌린다든가, 그런 것들을 함께 합쳐서 했을 때 줄일 수 있는 비용의 요소가 많아 보였어요. 또 평당 임대료도 평수가 커지면 커질수록 줄어들고요.

그래서 배달음식점을 모아놓은 형태를 생각하고 사업 계획서를 썼습니다. 지금 사업 모델하고는 아주 다르지만, 기본적인 골자는 ‘파편처럼 흩어져 있는 플레이어들을 모아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겠다’라는 것이었습니다.

투자자를 찾아다녔습니다. 제조업자 입장에서는 공간과 설비를 다 갖춰놔서 그들이 감당해야 하는 일종의 고정비를 변동비화하는 효과가 있어야 했고, 그러면 반대로 저희가 고정비를 부담해야 하는 사업모델이었으니까요.

가장 많이 들었던 우려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본인만의 부동산을 갖고 싶어 하는 욕구가 너무 강한데 어떻게 하시려고 그래요?”입니다. 자신만의 가게나 집, 그게 아니면 차라도 본인의 명의로 가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라는 소리죠. 그러니 과연 소유의 대상이 되는 것을 쉽게 공유의 대상으로 받아들이고 참여하겠냐는 얘기였습니다.

다행히도 그 당시는 세계적으로 공유경제가 확산하는 추세였습니다. 에어비앤비, 우버 같은 곳들이 그랬고요. 그런 추세에 맞춰서 2012년 이후로 공유주방도 기업화돼서 성장하기 시작하는 시점이었습니다.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쉽지 않았습니다만 우여곡절 끝에 엔젤 투자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3. 대치동 지하 50평에서 출발, 규제의 벽을 뚫다 

대치동 지하에 50평짜리 공간을 얻어서 공유주방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게 가장 중요한 만큼 다양한 시도를 해봤습니다. 공유주방 브랜드가 많은 미국에도 다녀왔죠.

그때 만들어진 대부분의 공유주방은 식품 제조업 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었어요. 잼도 만들고 아이스크림도 만들고 샐러드도 만들어서 지역의 마트에 납품하기도 하고, 어떤 곳은 냉동 피자를 만들어서 세븐일레븐에 납품하기도 하고요. 그 지역의 메이커들이 공간을 이용해서 생산하고 지역 유통망을 통해 퍼뜨리는 모델이더라고요.

출장을 통해 공유주방의 핵심적인 기능을 깨달았습니다. 푸드 메이커가 만든 제품을 잘 유통해주고 판로를 개척해주는 게 공유주방이 해야 할 무척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라는 것을요.

돌아와서 사업 모델을 바꿨습니다. 인구 70명당 식당이 한 개씩 있는 치열한 레드오션인 음식점업을 벗어나서, 제조형 공유주방을 만드는 방향으로요.

바로 규제의 허들에 걸렸습니다. 우리나라의 F&B 생태계는 공간 중심으로 짜여 있거든요. 공간만 있으면 영업 신고가 되니까요. 저는 공간 중심으로 짜인 그 구조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위쿡을 통해서 푸드 메이커라고 부르는 사람을 공간으로부터 자유롭게 만들어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의 식품 제조업은 허들이 높습니다. 공장을 세워야 하니까요. 아니면 OEM으로 하더라도, MOQ(Minimum Order Quality, 최소 발주 수량)에 걸리고요. 리스크를 많이 떠안고 사업을 시작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3년간 식약처 문을 계속 두드린 끝에 규제 샌드박스* 시범 사업자로 저희가 선정되면서 문제를 풀었습니다.

*규제샌드박스: 규제를 일정 기간 유예하고 일시적으로 시범사업을 허가해주는 것. 해당 기간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운영된다면 이후에는 법 제도를 개선하거나, 기간을 연장해주기도 한다.

4. 제육볶음집, 족발집 사장은 왜 공유주방을 찾았나

기존에 장사하시는 분 중 가게를 접고도 F&B 시장에서는 못 떠나는 분들이 많습니다. 권리금도 받아야 하고, 이 일이 아니면 돈을 벌 수 있는 일이 없다면서요. 이런 분들이 위쿡을 찾아옵니다.

어떤 제육볶음 식당 사장님은 온라인 소비가 늘고 있으니까 밥집은 그만두고 소스만 따로 만들어 팔고 싶다면서 오셨습니다. 공간만 마련된다면 위쿡 마켓에서 팔든 어디서 팔든 식당이 없어도 계속 장사를 하실 수 있는 거죠. 족발집하다가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가게를 접고 위쿡 딜리버리를 이용해서 장사하는 분도 있고요. 이렇게 기존 사업자들 중심으로 온라인 유통이나 배달 서비스 사업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 확장할 때 이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 샐러드 정기 배송 스타트업은 규모를 확장하려고 할 때 위쿡을 이용했습니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투자를 받아서 10평 되는 작업장을 구했고 거기서 매달 8000만 원 정도 매출이 나왔다고 합니다. 좁은 공간에서 계속 샐러드를 만들고 포장해서 배송했던 거죠.

그런데 주문량이 늘어나서 확장을 고민하는 시점이 왔습니다. 그때 큰 평수를 얻어서 공장 형태로 만들지, 아니면 위쿡을 이용할지 고민하다가 결국 위쿡으로 왔습니다. 4개월 정도 했는데 주문이 더 들어오더래요. 확신을 얻고 다른 지역에 130평 정도 되는 공간을 얻어서 나갔습니다.

위쿡에 들어올 당시에는 이 수요가 지속될지 안 될지 확신이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만약 공간을 새로 얻게 되면 들어가는 고정적인 초기 투자 비용이 있는데, 수요가 줄게 되면 위험 요소가 너무 크다고 느꼈던 겁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는 F&B 사업 역시 앞으로 더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현재 F&B 투자 시장은 가치를 높게 평가받지 못합니다. 전통적인 F&B 기업이 유니콘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평가했던 이유 중의 하나는, 확장하는 데 설비 투자비가 많이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무거운 사업 영역처럼 보이는 거죠.

반면 공유주방은 고정비용을 변동비용으로 바꿔줄 수 있습니다. 위쿡을 이용한 스타트업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 즉 매출 확대를 위해 많은 투자를 할 필요가 없는 거죠. 사용하는 시간만큼만 이 공간을 빌리면 생산량을 늘릴 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전통적인 F&B 비즈니스 모델의 단점을 보완해 주는 효과가 있었던 겁니다.

공유주방은 F&B 시장에 신규창업자들이 쉽게 들어올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춰주기도 합니다. 작년 한 해만 해도 20만 명 정도가 F&B 쪽에서 사업자를 냈어요. 한 절반 정도는 1년 안에 폐업했고요.

이 가운데 소비자 구매 패턴은 빠르게 온라인화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밀레니얼과 그 이하 세대는 온라인으로 사람과 소통하거나 활용하는 데 매우 능숙하기 때문에 공유주방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쉽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스타트업 창업 열풍이 불면서 푸드 산업 영역에서도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온라인 쪽에서 고객을 만나는 형태로, 아주 세분화된 시장을 잡으려고 합니다. 어떤 곳은 저염식을 만들고 또 다른 곳은 당뇨병 환자식을 만들고 다이어트 식품을 만들죠.

보통 이런 스타트업을 창업하시는 분들은 매장을 차리지 않습니다. 일단 홈페이지를 만들고 생산합니다. 그러고는 홍보를 통해 제조한 물건을 파는 거죠. 이런 분들은 정말 효율적인 생산 공간과 설비가 필요하고, 물류가 편해야 합니다. 그래서 공유주방을 이용하는 주요 고객 그룹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엔 프랜차이즈도 참 많습니다. 그중에 영세한 곳도 있고요. 모든 회사가 다 R&D 센터를 따로 만드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프랜차이즈 본사 팀들이 공유주방으로 출근하기도 합니다. 초기 투자 비용이 훨씬 적게 드니까요. 그래서 기업형 사업자도 공유주방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5. 우버 창업자가 한국에 공유주방을 연 이유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온라인화되는 추세가 전 세계 산업의 구조를 바꾸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로 인해 내구재 소비는 줄어들고 서비스 쪽 소비가 거의 2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기존에 미국 전체 소비에서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한 30% 되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서비스가 약 60%를 차지합니다. 비내구재가 30% 정도 되고요. 내구재가 10%입니다. 불과 10년 안에 벌어진 일입니다.

전통적인 내구재, 비내구재 소비가 서비스 분야로 전환된다는 겁니다. 생산하는 사람들이 어쩌면 돈을 벌기가 더 어려워지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도 볼 수 있어요. 슈퍼마켓에 가고 레스토랑에 가서 사 먹는 것들을 온라인으로 구매하거나 배달해 먹는 거죠.

우리나라도 똑같습니다. 예전에는 온라인으로 신선식품을 사 먹는 것은 굉장히 비합리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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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는 어떻게 F&B 비즈니스를 바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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