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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네이처, 오늘 새벽 집 앞의 식품이 신선할 수 있는 이유

0. 안녕하세요. 헬로네이처 공동창업자이자, 현재 물류를 총괄하고 있는 좌종호입니다.

헬로네이처는 웹과 모바일에서 신선식품과 가공식품을 판매합니다. 새벽배송과 택배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2018년, BGF리테일과 SKT에 인수됐습니다. 저는 현재 물류실장으로 일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새벽배송의 물류 시스템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창업했을 당시 공동창업자는 쿠팡 직원이었고, 저는 학생이었습니다. 사업에 관심이 많아 매주 만나 아이디어를 나누다가 일본의 '오이식스'라는 브랜드를 발견했습니다. 다양한 상품을 소포장 묶음 배송하는 플랫폼인데요, 여기를 모델 삼아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처음부터 그 모델을 구현하긴 어려웠습니다. 소포장 묶음 배송은 자본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8개 종류의 상품을 산지 직송하는 형태로 시작했습니다. 사업을 시작하고 조금씩 투자유치가 들어왔고, 물류를 갖추고 규모를 키워오다가 2016년 쯤엔 상품 종류를 1000종 정도로 확대했고요. 지금은 3000개의 SKU(Stock Keeping Unit, 재고 보관 단위)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1. 새벽 배송이 신선식품의 구매 문턱을 낮췄습니다. 

새벽배송을 시작한 건 두 가지 이유에서였습니다. 하나는 경쟁사의 새벽배송 서비스에 대응하기 위해서였고, 다른 하나는 고객 관점에서 분명 새벽배송이 더 높은 만족도를 줄 수 있을 거라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새벽배송은 제철 식재료를 비롯해 필요한 제품을 새벽에 집앞에 배달해주는 방식으로, 신선 식품의 구매 문턱을 낮춰줬다. ©헬로네이처

새벽배송엔 비용이 많이 듭니다. 기존의 배송 방식과 운영 시간이 완전히 다르고, 사람을 구하는 것도 만만치 않고요. 새벽배송은 우유나 신문 배달에 적용되는 방식이었지, 지금처럼 주류는 아니었으니까 당연한 것이었죠. 그렇게 새벽배송을 고민하고 있던 2015년, 소포장 묶음 배송을 하는 또 다른 회사가 등장했습니다. 비슷한 서비스였는데, 새벽배송까지 하고 있었죠.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당시 저희는 쿠팡의 로켓배송처럼 자정 마감 익일 배송, 즉 주간배송을 하는 형태였습니다. 배송 관련 설문조사를 많이 돌렸는데 주간배송에 대한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었습니다. 파일럿으로 새벽배송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테스트 기간이 끝나고 나면 주간 배송으로 다시 전환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배송 서비스를 제공해도 헬로네이처를 이용하실 용의가 있으십니까?”라는 직접적인 설문을 했던 적도 있습니다. 설문 응답자의 70%가 계속 이용하겠다고 응답했습니다. 그 당시엔 소비자나 저희 양측 모두 새벽배송을 '어쩌다 있을 수 있는'방식' 정도로 생각했던 거죠.

그럼에도 경쟁사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특히 논의를 거듭할수록 고객 관점에서만 생각하면 일반배송보다 새벽배송이 만족스럽다는 결론을 내렸고, 결국 새벽배송을 선택했습니다.

지금은 주문을 받을 때 새벽배송과 주간배송 중 선택할 수 있게 열어놓았습니다. 90%는 새벽배송을 선택하고 10% 정도만 주간 배송을 선택하죠. 대부분 특수한 사정이 있는 경우죠.  새벽배송을 시작한 건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시장 규모가 크게 성장했고요. 2015년 당시에는 새벽배송시장 규모가 100억 원대였지만, 4년이 지난 지금은 4000억 원이상으로 성장했습니다. 

새벽배송 덕분에 온라인에서 신선식품을 구매하는 문턱을 크게 낮아졌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소비자들은 신선식품을 조금 더 신선식품답게, 유통 과정을 짧게 해 빠르게 전달 받는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 많이 이용하는 거라고 보고요.

2. 새벽배송을 할 때는 차종, 인력, 아파트 특성 등 고려할 것이 많습니다.

새벽배송을 하기 위해선 물류 체계부터 잡아야 했습니다. 저도 공부를 해야 했어요. 단순하게 생각하면 배송할 사람이 있어야 하고, 트럭도 있어야 하고, 이런 자원을 관리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죠. 운영을 위한 프로세스도 구축해야 하고요.

완전히 백지상태에서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처음엔 트럭의 화물칸 상층부 높이가 중요하다는 걸 몰랐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배송효율 때문에 용량이 좀 큰 트럭을 운영하려는 욕심으로 높이가 있는 트럭을 이용했고요. 그런데 새벽 배송의 경우 배송할 때 지하 주차장 출입 여부가 효율성과 직결되더라고요. 평균적으로 지하 주차장의 높이 제한은 2.1m입니다. 저희가 사용한 트럭은 그 높이를 훌쩍 넘고요. 그러면 길가에 세울 수밖에 없습니다. 단지가 매우 큰데도 말이죠.

게다가 요즘엔 아예 차량이 진입할 수 없는 아파트 단지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차를 멀리 세우고 배송해야 하는데, 이런 저런 요인이 쌓여서 배송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인력 운영도 어려웠습니다. 당시엔 사람이 괜찮아 보이면 바로 정규직으로 채용했습니다. 그런데도 초기 이탈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새벽에 일을 한다는 게 정말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저와 공동창업자가 직접 배송을 뛸 정도였어요. 

새벽배송을 하려면 여러 가지 이슈를 생각해야 합니다. 배송 기사 역시 숙련도와 경험치가 높아야 해요. 깜깜한 밤에 움직여야 하는데 지역마다 길의 특성이 다릅니다. 낮에는 뚫린 길인데 밤에는 막혀있는 길도 있고요. 게다가 맡은 지역에 따라 물류센터와 배송지 간 거리가 다르고, 길의 폭 같은 환경도 다르기 때문에 배송 기사 사이에서도 불만이 나옵니다. 그렇다고 순환 근무를 하러면, 배송기사의 숙련도가 정말 높아야 하죠. 

사실 초기에는 배송 루트를 짜주는 시스템도 없었습니다. 굉장히 원시적으로 주소별로 쫙 뽑아놓고 구글 지도에 입력해서 최적의 배송 경로를 설정했습니다.  배송을 위해서는 앱을 이용해 사진 찍고 배송 완료 처리하는 툴도 필요했는데, 그런 것 역시 준비하지 못했어요. 여력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예약 문자를 걸어놓고 맞춰둔 양식에 고객의 집 주소와 배송된 사진을 첨부해서 맨 마지막 주문이 완료되면 일괄적으로 보냈습니다.

3. 직영 외에도 새벽배송사와 지입사를 이용해 외주화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운영하다 새벽배송사와 지입사의 존재를 알게 되었어요. 지입사는 택배 회사가 아니고 저희에게 기사를 보내주는 회사입니다. 기사 분들이 헬로네이처가 아니라 소속된 형태로 저희와 일하는 겁니다. 

직영의 어려움을 깨달게 되면서 외주화를 고민했습니다. 새벽배송사를 써보기도 했고요. 지금은 직영 기사 비중을 많이 줄였고, 대부분 지입사와 거래하면서 배송 대행을 맡기고 있습니다. 초기 시행착오를 겪으며 어려움을 겪었지만 현장 상황을 알게 됐기에 지금 배송 대행사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데 문제가 없죠.

외주화의 장점은 조직관리에 대해 이전만큼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겁니다. 또 경험 부족이나 저숙련에서 오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더라고요.

새벽배송사와 일할 때는 오후 8시까지의 주문은 새벽배송사에 맡기고, 그 이후의 주문만 헬로네이처 직영 기사에게 맡겨서 진행했습니다. 새벽배송사의 기사는 헬로네이처의 물류센터에 오는 게 아니라 그들의 배송 센터에서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늦게까지 주문 처리해서 넘겨주는 게 애초에 불가능했던거든요. 그래도 덕분에 직영 기사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새벽배송 기사는 고객과의 접점에서 서비스 측면의 무언가를 더 바랄 수 없다는 단점이 있고요.

지입사를 이용해도 조직관리나 자산관리에 들어가는 리소스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새벽배송사와 지입사가 다른 건, 마감 시간의 제약이 없는 거죠. 지입사 기사는 자정에 저희 센터로 옵니다. 직영기사만큼의 서비스를 기대할 수 없는 건 비슷하고요.

4. 새벽배송은 배송비를 어떻게 줄일지의 싸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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