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book / 요즘 기획자들 사이에서 '핫'한 여행의 기술

요즘 기획자들 사이에서 '핫'한 여행의 기술

<뭘 할지는 모르지만 아무거나 하긴 싫어>은 어떤 책인가

여행지에서 영감을 얻는 기획자들은 도대체 어떻게 여행하는 걸까요?

수많은 매력적인 도시, 한정된 시간과 여행 자금. 한 도시 안에서도 둘러봐야 할 곳이 너무 많아 마음이 급해지는데요. 어떻게 중요하고 좋은 곳만 쏙쏙 골라내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까요?

<퇴사준비생의 도쿄> <퇴사준비생의 런던>을 연달아 베스트셀러로 등극시키며 많은 관심을 받았던 여행 콘텐츠 기획팀 ‘트래블코드’는, 새로 출간한 책 <뭘 할지는 모르지만 아무거나 하긴 싫어>에서 ‘관점’ 있는 여행을 제안합니다.

생각의 재료를 발견하겠다는 관점이 없다면 여행지에서 볼 수 있는 평소와의 다름도 스쳐서 지나가는 풍경일 뿐이고, 여행지에서 경험하는 일상과의 단절도 조각나 이어진 시간일 뿐입니다. p.9

이들이 책에서 제안하는 관점은 4가지입니다. 각 관점 별로 3개의 공간을 소개하고 분석합니다. 각 공간은 타이베이, 홍콩, 샌프란시스코, 상하이, 뉴욕에 흩어져 있어요. 하지만 공통적인 ‘관점’을 통해 여행지의 매력적인 공간에서 인사이트를 이끌어내는 기준점을 안겨줍니다.

폴인에서는 트래블코드가 제시하는 4가지 관점과, 각각의 관점 별로 한 가지 공간을 골라 소개합니다. 특히 타이베이와 상하이의 공간으로 골랐으니, 올 연말 가까운 중화권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께서 참고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관점1 : 과거의 요소를 재해석한 기획

오래되어서 ‘힙’하지 않았던 것들이 다시 아주 멋진 것으로 각광을 받는 때가 있죠. 할머니 댁에나 있던 자개장이 아주 힙한 카페나 바의 인테리어로 활용되고, 폐공장이나 허름한 건물의 내부가 멋진 카페로 탈바꿈하기도 하고요.

사실 너무 새로운 것은 너무 낯설어서 환영받지 못하는 기획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익숙한 것들을 약간 다르게 변주해보는 것이 오히려 차별점을 마련하는 방법이 되기도 하죠. 트래블코드는 이 맥락에서 ‘과거를 재해석’하는 관점을 기획자들의 여행에서 필요한 첫 번째 관점으로 제안합니다.

그 사례 중 하나는 타이베이의 ‘스미스 앤 슈’입니다. 대만의 전통 문화 중 하나인 ‘차 문화’를 재해석해낸 기획이 돋보이는 대표적인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미스’는 영국에서 가장 흔한 성씨 중 하나이고, ‘슈’는 대만의 대표적인 성씨입니다. 영국 또한 대만처럼 전통적인 차 문화가 정착한 대표적인 나라죠. 스미스 앤 슈는 우선 이름에서부터 동양과 서양을 ‘차 문화’라는 공통적인 전통 아래 묶습니다.

이는 서양 문화에 익숙한 젊은 세대, 서양 문화가 궁금한 기존 세대가 모두 차 문화라는 전통 문화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요소가 됩니다. 또 동양 문화를 경험하고 싶은 외국인 관광객의 관심을 끌 수도 있죠. 고객층이 다양해지면서, 전통 문화를 중심으로 다양한 시공간의 사람이 공통의 관심사를 갖게 됩니다.

가게에서 판매하는 차의 종류에도 이런 컨셉을 담았습니다.

대만산 차를 고집하기보다는 수입산 차도 함께 소개해 고객들에게 선택권을 열어 줍니다. 원산지를 강조하거나 대만산 차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일도 없습니다. 원산지에 대한 편견 없이 다양한 차의 매력을 소개하고자 하는 의도입니다. p.48

굿즈를 판매하며 추가 구매를 유도하는 데 활용된 아이템도 재밌습니다. 바로 ‘별자리’입니다. 별자리는 동서양 문화권을 막론하고 즐기는 아이템이죠. 별자리별 성향에 따라 어울리는 차를 매칭해 보여주고, 별자리 일러스트를 입힌 굿즈도 함께 판매하면서 고객과의 접점을 늘립니다.

차 문화라는 과거의 전통이 현대를 사랑하는 다양한 이들에게 어필될 수 있도록 재해석한 스미스 앤 슈에서 오래된 것을 다르게 바라보는 기획의 묘미를 배웁니다.

관점2 : 고객의 경험을 바꾼 기획

같은 종류의 물건을 파는데도 다른 느낌이 나는 곳이 있죠. 공간의 분위기, 접객의 느낌, 동선 등 아주 디테일한 것들이 같은 이탈리안 레스토랑도, 같은 카페도 서로 다른 가치를 만들어내죠. 그런 디테일의 차이에서 고객 경험의 차이가 생깁니다.

트래블코드는 책에서 타이베이의 ‘써니힐즈’를 그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로 소개합니다. 써니힐즈는 타이베이을 대표하는 과자인 펑리수 브랜드입니다. 펑리수는 버터, 달걀 등을 섞어 만든 밀가루 반죽 안에 파인애플 소를 넣어 구운 과자입니다.

써니힐즈는 펑리수를 최초로 개발한 곳도 아니고, 매장이 많지도 않습니다. 대만 전역에 6개 밖에 없죠. 가격은 다른 펑리수 브랜드에 비해 3배 이상이 비쌉니다. 그럼에도 매장 오픈 시간 전부터 매장 앞에 대기하는 고객이 줄지어 서는, 대표적인 펑리수 브랜드입니다.

도대체 이곳은 무엇이 다를까요?

써니힐즈 매장에 들어가면 우선 앉을 자리를 안내받습니다. 자리에 앉으면 포장도 벗기지 않은 펑리수 한 개와 따뜻한 우롱차 한 잔을 나무쟁반에 올려 대접합니다. 그리고 이건 무료입니다.

펑리수를 무료로 나눠주는 것도 모자라, 머무르는 공간에도 신경을 씁니다. (중략) 매장 곳곳에 예술 작품과 분재까지 비치해 도심 속 휴식 공간 같은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제품을 공짜로 나눠주기에 급급한 게 아니라, 돈 주고도 살 수 없을 만한 경험으로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p.102

시식 후 고객이 나가는 길에는 펑리수 매대가 있습니다. 값진 경험을 하고 자리를 떠난 고객은 방금 먹은 달콤한 펑리수를 다시금 머릿속에 떠올리며 매대를 그냥 지나치기 어려워집니다. 이때 매대에서는 낱개는 판매하지 않고 10개, 16개 등의 세트만 판매함으로써 객단가를 높입니다.

고객이 매장을 방문해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물건을 구매하고 매장을 나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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