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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는 세상, 흔들리지 않는 일의 원칙 : 제현주·김용섭·김상아·권정현

변하는 세상, 흔들리지 않는 일의 원칙 : 제현주·김용섭·김상아·권정현

Story Book나를 위해 일하는 법 : 48인의 워크&라이프 기획자들 2

18분

지금 여기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 
임팩트 투자사 옐로우독(Yellowdog)의 대표. 카이스트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고 경영 컨설팅업체 맥킨지, 투자은행 크레딧 스위스, 사모펀드운용사 칼라일에서 기업경영 및 M&A, 투자분야 전문가로 10여 년간 일했다. 이후 협동조합 롤링다이스 창립 멤버로 새로운 소유구조와 일의 방식을 경험했다.
작가와 번역가이기도 하다. <일하는 마음>, <내리막 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와 <일상기술연구소(공저)>를 썼고, <우리는 왜 이렇게 오래, 열심히 일하는가>를 포함해 10권의 책을 옮겼다.

Q. 아직은 임팩트 투자가 낯선 사람도 많다. 임팩트 투자는 어떤 일인가?
임팩트 투자는 사회적 렌즈를 가지고 투자 기회를 찾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이 시대, 지금 사회에서 풀리지 않는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걸 잘 풀 수 있는 회사가 어디에 있는지 찾는다. 그럼 그곳이 새로운 시장이 된다. 

그 회사의 사회적 가치에 함께 천착하면서 옐로우독은 좋은 투자 기회를 갖게 되고, 해당 회사는 뾰족한 경쟁력을 갖는다. 임팩트 투자는 비즈니스와 경제적 가치를 판단하는 투자에 사회적 감수성을 더해 장기적인 관점을 갖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Q. 임팩트 투자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투자 전문가로 10년 정도 일을 했다. ‘투자’라는 업 자체는 내가 좋아하는 일이었다. 그런데 어느순간 투자의 끝에 수익률만 보이는 구조에 온 마음을 쏟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잠시 투자 일을 그만두고 내가 하던 일의 의미가 무엇인지 한발 떨어져서 바라봤다. 금융시장과 자본시장을 좀더 거시적으로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고, 내가 하는 일의 사회적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때 협동조합 롤링다이스 조합원으로 일하면서 책도 쓰고 팟캐스트도 진행하며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경제와 사회가 닿는 지점을 알게 되었다. 임팩트 투자는 내가 지향하는 사회적 가치를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내가 좋아하는 투자라는 업을 할 수 있는 일이라서 내게는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Q. 투자 일을 하다 협동조합 ‘롤링다이스’의 창립 멤버가 되었다. 기존의 일과 성격이 전혀 다른 일을 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일의 전환을 통해 경계를 넘어 본 경험이 자양분이 되었다. 그 경계 안에 있을 때는 그 안에 일이 너무 크게만 느껴진다. 작은 변화에도 큰 일이 일어날 것 같지만 경계에서 조금만 나와서 보면 그리 큰일이 아닐 때가 있다. 전환을 하는 건 겁이 나고 불안한 일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전환이 불안을 깨는 방법이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은 수익 창출과 무관하거나 수익이 쉬이 나지 않을 거라는 선입견도 있다. 그건 정말 선입견이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오히려 성장이 빠른 기업이 있다. 우리가 투자하는 기업은 그런 곳이다. 예를 들면 최근 빠른 성장을 보이는 식물성 대체 육류 산업이 그렇다. 최근 주목을 받은 ‘비욘드 미트’는 이 분야의 대표적 기업 중 하나다. 단순히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선택지로서가 아니라, 축산업이 일으키는 환경 오염에 대한 해법 중 하나로서 폭넓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처럼 비즈니스 내용과 방식이 사회에 없던 솔루션을 주면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는지를 보고 투자한다.

Q. 사회적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 필요하겠다.
우리의 기준과 시선을 일관성 있게 유지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 옐로우독이 생각하는 사회적 가치의 기준을 일관성 있게 체계적으로 끌고 가야지만 그 인터랙션을 통해 기업도 사회도 서로 강화되고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투자의 높은 수익률이 그저 더 커진 돈이 아니라, 사회적으로는 어떤 의미인지 고민한다.

Q. 임팩트 투자가이면서 몇 권의 책을 쓰고 번역하기도 했다. 성격이 다른 일을 같이 하는 게 힘들지 않나?
책을 쓰는 일과 임팩트 투자는 다른 종류의 일 같지만 맥락이 같은 일이다. 성격이 다른 두 가지 일을 내 안에서 통합하고 보니 둘 다 좋은 이야기를 만드는 일이었다. ‘좋은’ 투자를 한다는 것은 결국 좋은 스토리의 씨앗을 가진 회사를 찾고 그 회사가 성장해 가는 과정을 같이 하면서 함께 이야기를 완성해 나가는 것이다.

때로는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이 두려워 미루기도 하지만 몰라서 뛰어들기도 한다. 미리 알았더라면 겁먹고 안 했을 것 같은 일이지만, 모르고 뛰어들어서 다행이고 무지가 행운이었다고 생각하는 일들이 많다. 

난 선택을 잘 하는 비법이 따로 있다고 믿지 않는다. 선택을 잘 했다는 건 결국 결과론적인 이야기다. 훌륭한 선택을 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는 건 아니다. 좋은 선택이 좋은 결과로 이끄는 게 아니다. 목적에 동의하는 일이라면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예기치 않은 고생을 하고 힘든 일을 감수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편이다. 오늘 에너지를 다 썼다고 느끼며 잠드는 걸 좋아한다.

Q. 하기 싫은 일을 마주칠 때는 어떻게 하나?
예전에는 ‘해야 되니까 하는 거지’라는 말을 싫어했다. 그런데 하기 싫은 일을 피하기만 하면 점점 내 세계가 작아 지더라. 좋은 일, 편한 일, 잘하는 일만 하다 보면 내 세계가 좁아진다.

내 언어로 일을 해석하고 기준을 갖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 대부분 하기 싫더라도 스스로 납득하고 해야 하는 일들이 보인다. 막상 하다 보면 하기 싫던 게 덜 싫어지기도 하고, 더 잘하게 되기도 하고, 심지어 좋아지기도 한다. 나는 그 상태를 좋아한다. 점점 두려운 상황이 줄어드는 거니까.


마음에 드는 필기구 하나, 자, 노트북을 포함해 업무에 필요한 물건은 간결하게 가지고 다닌다. ⓒ월간 디자인 제공(사진=박순애)

Q. 저서 <내리막 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 <일하는 마음>, 번역서 <우리는 왜 이렇게 오래, 열심히 일하는가?> 등 유독 일하는 태도나 기준에 대한 책을 쓰고 번역했다.
같은 일을 해도 일에 대한 태도나 경험에 따라 써내려 갈 수 있는 이야기가 다르다. 얼핏 보면 연관 없는 일을 통해서도 일관되고 의미 있는 이야기를 써내려 갈 수 있는 사람은 자기 기준을 가지고 있다. 기준이 있으면 자기 일을 스스로 해석할 수 있다. 그 기준을 단단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Q. 원하는 직업을 갖는 게 어려운 시대에서 일하는 태도나 기준이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내가 원하는 ‘직업’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내가 ‘지금, 여기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는 스스로 정의할 수 있지 않나. 예를 들어 요리사라는 직업을 누군가는 손님에게 훌륭한 접객을 하는 태도로, 누군가는 수준 높은 음식을 만드는 기술로 정의할 수 있다. 전자는 사람을 더 많이 만나는 가게로, 후자는 사람을 덜 만나는 푸드 컴퍼니 R&D 파트로 다음 스텝을 밟을 수 있다. 

같은 일도 이렇게 해석에 따라 다른 양상을 띨 수 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추구하는 나의 핵심 가치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럼 그걸 중심으로 생각지 못한 일도 커리어로 설계해 갈 수 있다.

Q. 일에 대한 기준을 세울 때 사회적 의미와 가치의 중요성은 무엇일까?
개인적 일상 안에선 굉장히 다양한 일이 일어나기 때문에 그 때마다 감정과 가치관이 흔들리면 삶의 기준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 일상 너머 전체 사회에서 내 좌표를 가지고 있으면 더 작은 범위 안에서 일들에 좀 더 대범해지고, 기준이 단단해질 수 있다. 

더 나아가 사회와 연결된 좌표를 공유하는 공동체가 있으면 더 단단해진다. 느슨하게라도 내가 지향하는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면 하루하루의 성적표를 떠나서 가치를 향해 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Q. 일에 대한 기준이 궁금하다.
자신이 한 선택들을 돌아보면 내가 중요시 하는 가치들이 보인다. 누구나 자기만의 첫 번째로 삼는 추진력이 있다. 사람에 따라 인정받는 것, 안정감, 보람 등 그 어떤 것이든 결정적인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 그게 무엇인지가 중요한 것 같다. 나한테 중요한 건 ‘모르던 걸 알게 되는 것’이다. 알기 위해 가설을 세우고 확인해 가는 걸 좋아한다.

Q. 가설의 결과가 성공과 실패를 나누는 것인가?
새로운 문제가 던져졌을 때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을 확인하는 과정 자체를 즐긴다. 그리고 그것을 좋은 서사로 통합해 나가는 것이 내가 일하는 방식이다. 세웠던 가설을 충분히 테스트해 보고, 그게 옳았건 틀렸건 이제 확인이 됐다는 생각이 들면 자연스럽게 다음 가설을 찾는다. 그 과정이 어떤 일은 1년이 걸리기도 하고, 어떤 일은 5년이 걸리기도 한다. 

이 방식에는 실패가 없다. 가설을 세우고 확인을 하고 결과를 ‘아는 것’이 목표니 말이다. 문제는 확인할 수 있을 때까지 하는 게 중요하다. 절대 실패할 수 없는 ‘정신 승리’의 비법이기도 하다.

Q. 일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을 막연히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이라 하더라도 어떤 환경에서, 누구와, 어떤 포지션으로, 어떻게 일하느냐에 따라 그 일을 좋아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직업의 이름으로 하고 싶은 일을 정하는 것은 무의미한 면도 많다. 일의 전환을 크게 해본 사람으로 새로운 일에 적응하고 인정받고 신뢰를 받으려면 영향력 있는 기술이 있어야 한다. 내가 쌓아온 일에 대한 기준이나 가치가 그 기술이 된다.


내가 쓰는 에너지와 시간을 3등분한다. 

트렌드 인사이트와 비즈니스 크리에이티비티를 연구하는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 삼성, 현대차, LG 같은 대기업과 기획재정부, 국토부, 외교부 등의 정부 부처에서 1800회 이상 강연과 비즈니스 워크숍을 진행했고 150여 건의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2013년부터 매년 <라이프 트렌드> 시리즈를 쓰고 있으며, 그 외에 <요즘 애들, 요즘 어른들: 대한민국 세대 분석 보고서>, <실력보다 안목이다>, <트렌드 히치하이킹> 등 다수의 책을 집필했다. 

Q. 현재 어디서 답변하고 있나? 주로 일하는 곳은?
레지던스 호텔에 사무실이자 집이 있다. 연구와 집필은 이곳과 카페, 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한다. 강연과 컨설팅 등 고객사(기업)에 가서 하는 업무가 많다 보니 일하는 공간은 다양하다. 노트북만 꺼내면 바로 일을 할 수 있기에 어느 곳이든 책상이 곧 내 사무실이다.

Q. 현재 하는 일에 대해 소개해달라.
트렌드 분석가로 소비자와 시장, 산업의 변화를 관찰하고 분석한다. 이를 토대로 어떤 트렌드가 중요해질 것인지, 어떤 배경으로 그 트렌드가 만들어졌는지, 트렌드에 어떤 기회와 위기가 있을지를 파악해 대기업에 정보를 제공한다. 주로 강연, 워크숍, 컨설팅 형태로 제공하고, 매년 트렌드 분석서인 <라이프 트렌드> 시리즈를 집필하고 있다.

Q. 최근 5년 사이 자신의 일에서 가장 큰 변화 한 가지를 꼽는다면?
‘트렌드’라는 주제가 사회적으로 관심과 수요가 크게 늘었으며 이 분야에 뛰어든 사람도 많아졌다. 그래서인지 진짜 잘하는 사람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 덕분에 일이 두 배로 많아졌고, 가격은 두 배로 비싸졌다. 어느 분야든 경쟁이 치열해질수 록 ‘진짜 전문가’가 더 필요해진다.

Q. 일을 잘한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지금 하는 일에 대 한 노하우나 특별한 프로세스가 있나?
나에게 일을 잘한다는 것은 매년 더 나아진다는 의미다. 트렌드는 변화를 다루는 분야이며, 늘 안주할 수 없는 분야다. 그래서 인맥을 통해 일하지 않고 실력으로만 평가받는다. 아는 사람이라고 무턱대고 일을 주면 꺼린다. 오랜 인연이 있는 클라이언트라도 인사이트가 미흡하거나 아쉬우면 언제든 나를 내치라고 말한다. 실력이 아닌 인맥으로 일하는 건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그래서 가급적 일로 연결된 사이는 사적 관계 맺기를 꺼리거나 신중히 대한다. 

매년 더 나아지는 걸 스스로가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 쉼 없이 공부하고 연구한 다. 트렌드 분석과 집필, 강연을 잘하기 위한 가장 큰 노하우라면, 지금 하는 일을 좋아하고 재미있어 한다는 점이다(나만큼 이 일을 즐겁게 하는 사람 있으면 나와 보시길! 없을 거다. 그래서 내가 이 일을 잘하고 계속 러브콜을 받는지도).

Q. 미래에 대비해 지금 관심 갖거나 배우는 것은?
트렌드 분석가는 늘 새로운 미래, 새로운 변화를 연구한다. 그래서 지금 내가 하는 일도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오래전부터 해오던 것인데, 내가 쓰는 에너지와 시간의 3분의 1은 현재 돈 버는 데 쓰고, 3분의 1은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 내 일이 될 것 같은 분야를 연구하는 데 쓰고, 나머지 3분의 1은 쓸데없는 데 쓰려고 한다.

일과 직접적 연관이 없는 사회구조적 문제나 정치, 예술 분야에 대한 탐구도 많이 한다. 한동안 기술적 진화로 인해 보편적 일자리가 사라진 미래 사회에서 사람들의 생존과 복지에 대해 연구하며, 기본 소득에 대해서도 공부했다. 이 연구는 돈이 되는 것도 아니고 지금 하는 일과도 무관하다. 호기심 앞에 쓸데 있고 없고를 따지지 않는 것이 내가 하는 일에서도 중요하다.

Q.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하는 날이 아주 가끔씩 있다. 그냥 멍 때리며 빈둥거린다. 일종의 리셋하는 날이다.  틈나면 미술관과 도서관을 자주 간다. 그리고 아내와 함께하는 시간을 중요하게 여긴다. 가급적 주말은 아내와 함께 전시를 보거나 놀러 가려고 한다. 함께 산 지 곧 20년이 되는데 일상의 평온이 내 일에 많은 힘이 된다.

Q.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나?
거절을 많이 한다. 들어오는 일 중에서 싸거나, 안 끌리거나, 클라이언트가 문제 있는 기업일 경우 거절을 한다. 일을 진행 하면서 생길 스트레스 요인을 애초에 없애는 셈이다.  일을 따 내기 위해 영업하거나 인맥을 동원해서 일을 구하지 않는다. 들어오는 것 중에서 고를 뿐이다. 이런 것도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이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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