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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불편한 연희동 공실률이 1%도 안되는 이유

Editor's Comment 건물주와 세입자의 아름다운 공생은 어려운 걸까요. <공간 기획부터 운영까지, 미래 건물주 집중과정>은 지역을 살리고 변화를 이끌 건물주, 혹은 미래 건물주를 위한 콘텐츠 입니다. 동명의 폴인 스터디를 정리했습니다. 적절한 토지를 찾는 것부터 콘텐츠를 운영하는 방법까지 업계 전문가들의 노하우를 담았습니다. 이번화는 소통하는 건물 디자인이 무엇인지, 연희동 상권을 만든  쿠움 파트너스 김종석 대표에게 듣습니다. 

사람을 끌어들이는 건물 디자인은 따로 있어요. 위치가 아무리 좋아도, 디자인이 좋지 않으면 저평가 되게 마련이죠.

건축에 상상력을 더하면 마을이 바뀝니다.

건물 시공과 기획 설계를 하고 있습니다. ‘땅을 어떻게 개발해야 사람들이 찾아올까’를 많이 고민하죠. 이런 고민 덕분에 제 일이 성공에 가까운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돈을 많이 벌어 성공했다기보다 가치 있는 건물을 기획해왔다는 점, 그리고 연희동이라는 마을을 활성화했다는 것이 ‘성공’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런 제 경험을 오늘 강연에서 자세히 소개하겠습니다.

제가 하는 기획 설계는, 제가 사는 연희동에서 주로 이뤄졌습니다. 저는 동네의 일을 수주한다는 것은 주민과 소통하고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것임을 몸소 깨달았죠. 그리고 제가 이렇게 소통하며 일하면 건축주를 만족시키고, 같은 동네의 다른 사업자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마을 자체를 좋게 만들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저는 연희동에서 살고 일하며 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제게 영향을 준 조각가 김영중 선생님, 에스프레소하우스의 건축주 신수연 님, 그리고 김준·배준성·최유람 작가도 만났죠. 그들에게 ‘마을’의 개념을 배우면서 디자인에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작가들은 제게 카페 거리를 함께 만들어보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2012년 카페 거리를 만드는 프로젝트 발대식을 가졌죠. 마을 주민과 작가들의 소통으로 시작한 프로젝트 덕분에 동네의 부동산이 어느 정도 활성화됐다고 봅니다. 프로젝트 초반 저는 동네 평일 오전에는 늘 부동산을 찾아다녔습니다. 카페 거리에 대한 부동산의 긍정적인 인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 이야기를 하러 다닌 겁니다. 그렇게 1년 정도가 지나자 “요즘 카페가 늘어서 정말 카페 거리가 되고 있다”고 말하는 중개인도 나왔고, 연희동에 매물을 보러온 사람들에게 “5년~10년 후에는 사람들이 연희동에 더 많이 올 것”이라고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중개인도 생겼죠.

실제로 연희동을 찾는 사용자는 점점 늘어났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지역의 젠트리피케이션(도심 인근의 낙후지역이 활성화되면서 외부인과 돈이 유입되고, 임대료 상승 등으로 원주민이 밀려나는 현상)이 사회문제로 떠올랐는데요, 연희동은 그런 뉴스가 난 적이 없습니다. 적어도 제가 알고 있기로는 그렇습니다. 수요에 맞는, 적절한 공급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수요와 공급이 적절하니, 건물주는 임대료를 올리고 싶어도 올리기 어렵죠. 만약 임대료가 비싸면 사용자들은 잘 들어오지 않았을 겁니다. 권리금이 비싸다면? 사용자는 새로 짓는 건물에 들어가면 그만이죠. 연희동의 권리금은 10~20년 전보다 지금이 더 저렴합니다. 임대료가 적정하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홍대나 연남동에서 연희동으로 많이 건너오는 추세입니다. 

연희동이 장점만 가진 곳은 아닙니다. 일단 교통 접근성이 좋지 않죠. 차를 가지고 오면 도로가 많이 막히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여러 번 갈아타야 올 수 있습니다. 그나마 최근 연남동이 활성화되며, 걸어서 찾아오기 적당한 위치가 됐죠. 연남동에서 연희동으로 걸어오면 15~20분 정도가 걸립니다. 걷는 길에 볼거리가 많아서 심심하지는 않을 겁니다. 물론 20분씩 걸으면 피곤함을 느낄 수도 있어요. 그래서인지 걸어온 사람들이 연희동에서 돈을 많이 씁니다(웃음). 밥도 먹고 차도 마시며 쇼핑도 하죠. 밥도 마시고 쇼핑도 할 수 있다는 것은 연희동에 그럴 만한 공간이 많다는 뜻인데요. 저희는 그럴 만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즉 카페 거리를 조성하기 위해 공간을 기획하고 콘텐츠가 있는 사용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했습니다.

건물 사용자가 지역의 가치를 올립니다. 

카페 거리를 조성하기 위해 ‘갤러리 카페’를 먼저 기획 설계했습니다. 먼저 이면도로 사거리 코너에 접한 건물을 점찍었는데요. 2010년 당시에는 저평가된 땅이었지만, 사거리 코너에 있는 이 건물이 변화하면 이 건물을 중심으로 100미터 주변의 거리가 변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카페 거리 만들기의 거점이 될 만한 공간이라고 생각한 겁니다.

이슈가 될 만한 콘셉트도 필요했습니다. 인지도가 높은 배준성 작가에게 카페 운영을 제안했죠. 인테리어 공사비는 건축주를 설득해서 받기로 했고, 카페 운영에 필요한 장비와 물건들, 갤러리에 전시할 그림들은 배 작가가 담당했습니다. 본인 작품을 비롯해 동료 작품들을 진품으로 전시했죠. 오픈한 갤러리 카페는 최고 매출을 찍었습니다. 외부에 알려지기 전이었지만, 연희동 지역 주민들이 정말 많이 찾았기 때문입니다. 카페가 잘되자 건축주는 나머지 공간의 임대가 저절로 잘나가는 혜택을 누렸죠. 당시 평당 9~10만 원 정도 임대가를 받았습니다. 물론 지금도 가격은 비슷합니다.

갤러리 카페가 잘되자 근처의 건축주들에게서 의뢰가 들어오기 시작했죠. 그렇게 하나둘 작업을 늘려나갔습니다. 건축가 김중업 씨가 지은 단독주택에 살던 건축주를 설득해 주택을 카페 ‘에스프레소하우스’로 리모델링하기도 했죠. 목표는 임대 수익으로 대출이자를 내며 집을 유지하는 것이었죠. 저는 카페를 운영할 수 있는 사람을 건축주에게 소개했습니다. 카페는 현재 부분 공사를 위해 비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건물 가격은 당시와 비교해 두 배 이상 오른 상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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