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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 콘텐츠가 끝났다고? 인키트와 왓패드를 보라

1. WHAT TO READ 

인키트(Inkitt)라는 서비스를 아시나요? 2016년 독일 베를린에 설립된 출판사입니다. 그해 출간한 24권 중 22권이 아마존 독일 내 분야별 베스트셀러에 올랐습니다. 이 출판사의 목표는 99.99% 예측으로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것입니다. 인키트엔 기존의 출판사에서 있는 편집자가 없습니다. 플랫폼에 사람들이 글을 올리면, 독자들을 그걸 보고 별점을 매기고 수정 사항에 대한 의견을 개진합니다. 이런 자료에, 독자들이 남긴 콘텐츠 이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키트의 알고리즘은 해당 글이 책으로 나왔을 때 베스트셀러가 될지를 판단합니다. 출간 가능한 스토리로 판단되면, 인키트가 저자에게 연락해 정식 계약을 맺고 출간하고 유통합니다.

캐나다 토론토에 본사를 둔 왓패드(Wattpad)는 웹소설 커뮤니티로, 전 세계 50개국 언어로 서비스되는 영미권 최대 스토리 플랫폼입니다. 활동 작가 250만 명, 월간 사용자 6500만 명으로, 이미 4억 개가 넘는 이야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시작은 콘텐츠 플랫폼이었지만, 지금은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하는 소셜미디어와 스토리 기반 엔터테인먼트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디지털 기술은 읽고 쓰는 행위를 변화시켰습니다. 인키트와 왓패드는 바로 이런 현상의 최전선에 선 서비스입니다. 시장에선 이들을 북테크(Book tech) 기업이라고 부릅니다. 기술을 접목해 텍스트 기반의 콘텐츠 기획과 생산, 유통의 방식을 완전히 바꾸었다는 뜻에서 말입니다.

편집자 없는 출판사 인키트의 작품 소개 화면. 사용자가 직접 매긴 별점이 크게 보인다.

북테크 기업의 발흥에서 주목할 건 ‘스토리(Story)’입니다. 인키트도 왓패드도 성공의 핵심에 스토리가 있습니다. 사실 스토리가 중요한 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책으로 나온 이야기가 드라마, 영화가 되는 일은 이제 드문 일이 아닙니다. 그렇습니다. 스토리 산업의 시대가 온 겁니다.

2. WHY TO READ 

책이나 지식을 말할 때 사람들은 흔히 '텍스트'에 주목하는 오류를 범합니다. 텍스트는 수단입니다. 수단은 변할 수 있습니다. 본질은 스토리입니다. 스토리 산업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스토리 산업을 이해하기 위해 멤버십, 큐레이션 그리고 지적재산권(IP)이라는 3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살펴보려고 합니다.  

멤버십 그리고 큐레이션

콘텐츠가 자동차라면, 그 콘텐츠가 유통되는 플랫폼은 고속도로입니다. 고속도로는 거의 완벽하게 구축되어 있습니다. 이제 플랫폼은 공간의 제약 없이 교류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장(場)이 됐습니다. 플랫폼은 이용자의 편의성과 콘텐츠 발견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콘텐츠를 쉽고 빠르게 만들고 유통할 수 있게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사람들이 모여드는 건 당연합니다.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Jeff Bezos)는 “오랜 기간 변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그것에 집중하는 것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라고 조언했습니다. 콘텐츠 시장에서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 것은 바로 스토리입니다.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고들 하지만 실제 사람들이 읽고 쓰는 시간은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플랫폼 기반의 읽기, 그리고 쓰기 시장은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물론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사람들의 강력한 지지를 얻어야 하는 전제가 있습니다.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이 등장하고, 이들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생기면서 콘텐츠 기획 및 제작, 투자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콘텐츠 경쟁력에 따라 성패가 갈립니다. 보통 콘텐츠 플랫폼은 계약을 통해 외부에서 콘텐츠를 받고 수익을 배분하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콘텐츠에 대한 고객의 욕구가 강해지면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투자가 집중되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킨들다이렉트퍼블리싱(KDP),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가 대표적입니다. 스포티파이가 팟캐스트 전문업체 김릿(Gimlet)과 앵커(Anchor)를 인수한 것도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를 위함입니다.

다수의 플랫폼이 고객 락인(lock-in)을 목적으로만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드는 건 아닙니다. 멤버십 비즈니스도 연장선에 있습니다. 멤버십을 기반으로 한 구독 모델은 이제 콘텐츠 플랫폼의 대표적이고 가장 일반적인 판매 방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멤버십을 통해 사람들이 남기는 무수한 사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콘텐츠 제작과 마케팅 전략을 체계화할 수 있습니다.

멤버십, 그러니까 구독 모델은 소비자 역시 반기는 제도입니다. 일정한 금액만 내면 무제한으로 플랫폼의 모든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오디오와 비디오 시장보다 상대적으로 늦긴 했지만, 텍스트 중심의 유료 콘텐츠 시장에도 구독 모델이 확산 중입니다. 아마존 킨들 언리미티드(Kindle Unlimited)나 교보문고의 샘(Sam), 리디북스의 리디셀렉트, 밀리의 서재 등은 가성비를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콘텐츠 유통 플랫폼은 구독자를 ‘슈퍼 유저(super user)’로 만들기 위해 기술을 개발하고 마케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제 콘텐츠 플랫폼은 더는 콘텐츠를 팔지 않습니다. 강력한 멤버십을 팔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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