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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 마케터는 일 안할 땐 뭐해?

폴인 마케터는 일 안할 땐 뭐해?

Story Book밀레니얼 31인의 라이프스타일 다큐멘터리

17분

※ 30대를 위한 콘텐츠 플랫폼 '월간서른'이 밀레니얼을 바라보는 기성 콘텐츠에 던지는 유쾌한 미시사적 다큐멘터리! '밀레니얼 31인의 라이프스타일 다큐멘터리' <일하는 밀레니얼이 먹고사는 이야기> 중 9화입니다.
세상은 계속해서 빠르게 변할 것이고, 나 또한 그 속에서 계속 변해갈 거야. 변화의 파도에서 유유히 서핑을 즐기자!

Q. 왜 일해?

(10년 뒤에는 이 대답을 보고 코웃음을 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나는 성장을 위해 일해. 세상에 없던 새로운 아이디어로,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주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어.

먼저는, 나 자신의 성장을 위해서 일해. 일을 통해 우리는 매일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부딪히고 깨지며 나의 세계를 넓혀가지. 그 과정 하나하나가 때로는 힘들더라도 새로운 배움의 연속이니까, 일하는 게 힘들지만 즐겁고 좋아.

또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성장을 돕는 일이 즐거워. 나의 일을 통해 누군가는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누군가는 몰랐던 것을 알게 되고, 누군가는 일상 속 소소한 재미를 느끼며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다면, 그것만큼 더 좋은 일이 있을까?

내 일을 통해 세상에 없던 가치를 만들고, 손톱만큼이라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해, 오늘도 일해.

Q. 어쩌다 지금 하는 일을 하게 됐어?

지금의 회사는 일을 시작한 지 3년 차에 경력 이직으로 오게 됐어. 첫 직장은 소셜 벤처였고, 여러 마케팅 프로젝트를 담당했어. 이후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스타트업의 공동 창업자이자 마케팅 총괄로 2년 조금 넘게 일했지.

지금의 일을 하기까지는, 개인적으로 세상에 대해 많이 배우고, 나에 대해서도 깊이 탐구해왔던 것이 도움됐어. 내가 잘할 수 있는 일, 좋아하는 일, 앞으로 하고 싶은 일, 이 3박자가 명확해지는 시기에 바로 이직을 결심했고, 지금의 일을 하게 되었으니까.

첫 직장이었던 소셜 벤처에서 외부 클라이언트와 마케팅 프로젝트를 하면서 마케팅에 매력을 느꼈어. 내 아이디어를 콘텐츠나 캠페인으로 실현하고, 사람들로부터 피드백을 받는 순간이 좋더라고.

교육 스타트업에서 공동 창업자로 일할 땐 하나의 브랜드가 성장하기 위한 전반적인 걸 챙겼지. 주요 의사 결정에서부터 웹 기획, 마케팅 콘텐츠 기획·디자인·제작, 광고 기획·운영, 데이터 분석, 프로덕트라 할 수 있는 교육 기획·운영까지. 정말 힘들었지만, 이때 내가 무엇을 잘할 수 있고, 어떤 환경에서 어떤 일을 할 때 즐거운지 더 빠르게 알 수 있었어.

그러던 와중에 새로운 뉴미디어 실험에 관심이 많아졌어. 관련된 스터디, 독서 모임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콘텐츠와 IT를 기반으로 더 나은 사회를 만들려는 미션을 가지고 있는 곳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때마침 지금의 팀에서 마케터를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하게 됐어.

당시 28살이었는데, 3년이라는 경력에 비해선 젊다고 생각했거든. 서른이 되기 전까지는 무슨 일이든 내 전문성을 쌓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지. 그래서 솔직히 복지나 월급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았어.

그렇게 짜잔! 폴인에 18년 8월 합류하게 되었고, 오픈부터 쭉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어. 글을 쓰는 현재 이곳에서 일한 지 2년 차.

Q. 쉴 때 뭐해?

쉴 때는 새로운 것을 찾아. 그래야 충전되거든. 혼자든, 함께든 훌쩍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소소하게 동네를 돌아다니기도 하고, 새로운 경험에 도전해보기도 해.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맛있는 걸 먹으면서 사람에 대해 깊이 알아가는 ‘사람에게로 떠나는 여행’을 가장 좋아하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좋은 공간에서, 좋은 대화를 할 때 가장 행복해.

나는 생각이 많은 편이야. 끊임없이 뇌가 돌아가는 느낌이라고 할까? 그래서 나에게 쉼이란 멈춰지지 않는 내 생각을 잠시 끊어놓는 거야. 그래서 자주 여행을 다니고 전시, 공연을 보거나, 새로운 공간에 가보거나, 사람들과 만나 대화해. 자연스럽게 새로운 생각과 영감이 충전되거든. 또는 아예 일이 아닌 다른 활동에 몰입하는 것도 도움이 돼. 특히 운동을 할 때, 내가 쓰고 있는 근육에 집중을 하다 보면 저절로 마음이 편안해지더라고. 또 나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때 쉽게 몰입하는 편이라서 예전에는 그림을 그리거나 소소하게 웹툰도 그리기도 해봤고, 한 때는 영상에 푹 빠져서 여행 영상을 편집하는 데 재미붙이기도 했어. 가끔씩은 좋은 문장들을 필사하기도 해. 한 페이지 빼곡히, 손이 아플 때까지 해봤는데 내심 기분이 좋더라. 마지막으로는 생각을 아예 끊어버리기 위해, 아무 생각없이 무언가를 멍하니 보는 것을 좋아해. 특히 매력적인 스토리를 좋아해서 영화나 애니메이션, 만화책을 자주 봐. 이야기 속의 세계관에 푹 빠지는 경험이 좋아. 이따금 정말 아무 생각도 못하겠다 싶을 때는, 집에서 혼자 가장 편한 차림으로 아무 생각없이 넷플릭스나 왓챠플레이에서 해외 드라마나 애니메이션 보거나 만화책을 정주행하기도 해.

Q. 취미가 뭐야?

요즘 재미있게 하는 건 요가와 소소한 근력운동. 아침에 일찍 일어나 요가를 하는 루틴을 지키려고 노력해. 몸을 쭉 늘려주면 굳어있던 몸에 활력이 돌아오고, 마음이 깨끗해지는 것 같아서 좋아.

퇴근 후에는 별다른 약속이 없으면 헬스장을 가는 편. 조금만 관리를 안해도 금방 살이 찌는 체질이라 20살이 되면서부터 다이어트를 위해 계속 여러 가지 운동을 꾸준히 해왔거든. 다행히 나랑 맞는 운동도 잘 찾았어. 유산소로는 자전거나 스피닝이 재미있어. 그래서 거의 5~6년동안 꾸준히 해오고 있지. 특히 스피닝은 할 때마다 내 체력의 한계를 돌파해나가는 느낌이 들어서 좋아해. 그리고 예전에는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과 의무감으로 운동을 했다면, 요즘에는 남들은 모르지만 나만 아는 정도의 근력을 키워가는 재미에 소소하게 근력 운동에 재미를 붙이고 열심히 하고 있어. (사이드 플랭크 버티고 나서의 쾌감이란!)

Q. 집에서 제일 좋아하는 공간은?

따뜻한 이불 속. 특히 추운 겨울에는 전기장판을 켜고, 이불에 쏙 들어가, 밀린 책을 보거나 영화를 보고 있으면 마음마저 녹아내리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

조명 켜진 내 책상 위도 좋아해. 음악을 들으면서 책상에 앉아 글을 쓰거나 해야 할 일을 하면 몰입도 잘 되고 마음도 편안해지거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내 방 책상에 앉아 있어.

언제든지 바로 일기를 쓰거나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도록 항상 필기구와 노트북이 세팅 되어 있지. (나는 의지박약이라서, 언제든지 해야 하는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주변 환경을 최대한 완벽하게 세팅해놓으려고 해. 바로 앉으면 할 수 있도록)

내가 좋아하는 조명 켜진 내 책상 위. ⓒ김연지

Q. 집 외에 제일 좋아하는 공간은?

무엇보다도 집 앞에 있는 뚝섬 유원지 한강 공원이 제일 좋아. 퇴근길에 카페에서 음료를 사서 한강 공원에 가서 천천히 산책하며 음악 듣는 것을 좋아해. 도시의 반짝이는 불빛과 지하철 소리, 청명한 밤하늘, 조명에 빛나는 강의 물결을 바라보고 있으면 황홀한 기분이 들어. 나만 아는 명당자리가 있을 정도야. 마음이 복잡할 때 매번 가는 아지트 같은 곳이지. 그리고 심야 영화관. 사람들이 거의 없는 심야 영화관에서 혼자 영화 보는 것도 정말 좋아해. 그러고 보니 나는 밤 감성을 좋아하는 것 같네. 내가 좋아하는 공간이 어디인지, 무엇을 하면 행복한지 정확하게 아는 것은 삶에 큰 행복을 주는 것 같아.

Q. 즐겨 듣는 음악은?

아침부터 잠들 때까지 BGM처럼 음악을 항상 켜놓고 사는 사람이야. 그래서 TPO(Time, Place, Occasion)에 따라,기분에 따라 즐겨 듣는 음악도 천차만별. 요즘엔 주로 좁고 깊게 덕질 하며 음악을 즐기지. 어떤 장르에 꽂히면 그 장르만 듣고 어떤 가수에 꽂히면 그 가수만 듣는 식.

일할 때는 특히 웅장한 피아노 협주곡을 많이 즐겨 들어. 라흐마니노프 협주곡을 특히 좋아해. 최근에는 조성진에 푹 빠져서 조성진이 피아노 치는 영상만 찾아 들어. 클래식을 잘 알진 못하지만, 항상 동경하고 있어. 공연 보는 것도 좋아해. 한 때는 브릿팝이나 락밴드에 빠져서 연예인 덕질하듯, 좋아하기도 했어. 누구를 좋아했는지는 비밀로 할거야.

힐링 하고 싶을 때는 해리포터나 지브리·디즈니 영화를 배경으로 한 상황극 ASMR(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을 들어. 무선 이어폰으로 듣고 있으면 사무실이 그리핀도르 기숙사가 되기도 하고, 토토로와 함께하는 버스 정류장이 되지. 일하면서, 힐링하는 기분! 가끔 기분이 좋아지고 싶을 때는 좋아하는 영화의 플레이리스트를 찾아 앨범 1번부터 쭉 들어.

유튜브에서 구독하고 있는 24/7 플레이리스트(주로 인디음악이나 로파이, 좋아하는 유튜버의 팝송 큐레이션 등)를 켜놓거나, 네이버 나우에서 지금 무드에 맞는 노래를 듣기도 해. TPO별로 24/7 플레이리스트를 제공해주고, 가끔은 좋아하는 가수가 라디오 방송처럼 출연해서 거의 매일 이용 중!

음악 취향이 정확하게 뚜렷한 편은 아니지만, 좋은 음악과 항상 함께하는 라이프스타일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것 같아. 좋은 BGM이 있으면 가끔은 내 일상이 영화처럼 느껴지거든.

Q. 소울 푸드는?

너무 어려운 질문이지만, 굳이 하나만 뽑자면 떡볶이가 아닐까. 책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의 제목을 보자마자, 이상하게 홀린 듯 바로 읽게 되었는데, 책 제목부터 묘한 동질감을 느꼈을 정도로 떡볶이가 좋아. 유명한 프랜차이즈도 좋지만, 역시나 시장에서 오랜 기간 장사해 오신 아주머니들의 손맛이 느껴지는 떡볶이가 가장 좋고.

Q.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11시. 아침 11시도 좋아하고, 밤 11시도 좋아해. 아침 11시는 적당히 활기를 되찾아가면서도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가능성의 시간이라서. 밤 11시는 잠을 자기는 조금 이른 것 같으면서도, 너무 늦은 새벽은 아닌, 온전히 나만을 위한 감성적인 시간이라서.

특히 밤 11시에 잔잔한 인디 노래를 켜놓고, 이불 속에 누워서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고 있으면 하루가 얼마나 힘들었는지에 상관없이 위로 받는 기분이 들어.

Q. 마흔이 되면 어떨 것 같아?

사실 상상이 잘 안 가기도 하고, 딱히 계획을 세워놓지는 않으려고 해. 그냥 내 모습 그대로일 것 같아. 요즘 자주 생각하고 있는 것은 두 가지. 할머니가 되더라도 ‘어린 아이와 같이 항상 열린 마음으로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순수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과 ‘더 낮은 곳에서 챙기고,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따뜻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야.

일하는 김연지는 예측 가능하면서도, 예측 불가능한 사람이 되면 좋겠어. 26살, 공동창업자로 고생할 때 페이스북에 쓴 내용인데, 지금도 여전히 같은 생각을 하고 있어 공유할게!

“예측 불가능하고 예측 가능한 사람이 되고 싶다”

이 사람의 Next step이 무엇일까, 어떤 재미있는 일을 하게 될까, 세상에 없던 어떤 새로운 impact를 만들어낼까 궁금해지는 종잡을 수 없는 예측 불가능한 사람. 늘 어딘가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무엇이든 과제나 문제가 주어지면, 본질을 파고들어 생각지도 못한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하고, 뚝딱 실현해버리는 예측 불가능한 사람.

그러면서도 예측 가능한 사람이 되고 싶다. 얘에게 이런 게 주어지면 ‘김연지한테 맡기면, 뭐라도 해내더라.’ 분명 특별하게 잘할 수 있을 거야, 설레는 마음으로 믿고 일을 맡길 수 있는 든든한 사람. 함께 있으면 늘 기분 좋고 에너지가 뿜뿜하는 재미있는 사람. 이런 문제엔 역시 얘지, 어떤 일이든 어떤 상황이든 꼭 필요할 것 같은 대체 불가능한 사람.

아무리 봐도 나는 참 복잡한 어른이다. #26살의가을”

인간 김연지는 지금보다 더 열린 마음, 더 깊어진 마음을 갖고 있는 성숙한 어른이면 좋겠어. 좋은 경험과 배움을 많이 얻은 마흔,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마흔, 나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한순간이라도 따뜻한 시간을 선물하는 마흔, 내 앞에 주어진 모든 것을 있는 힘껏 사랑할 수 있는 마흔.

Q. 30대가 끝나기 전에 하고 싶은 것?

아직 30대는 아니지만, 삼십 대가 곧 다가오고 있는 1인으로서, 30대는 20대의 경험을 발판으로 좀 더 성숙하고, 좀 더 도전하고, 좀 더 베푸는 사람으로 거듭나길! 20대를 잘 마무리하기 위해서, 지인들과 소소하게나마 1년간 진행할 사이드 프로젝트를 몇 가지를 준비하고 있어. 킥오프를 시작했는데, 아주 재밌을 것 같아 기대하는 중!

사실은 내가 앞으로 무슨 일을 하며, 어떻게 살지 스스로 예측하지 않으려 해. 무언가를 이뤄 내야 한다고 스스로를 채근하고 싶지도 않아. 어느 날 갑자기 아프리카에 있는 학교에 아이들 가르치러 떠나고 싶어질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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