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book / 회사 그만두고 가죽공방 대표 8년 차, 언제 불안해?

회사 그만두고 가죽공방 대표 8년 차, 언제 불안해?

회사 그만두고 가죽공방 대표 8년 차, 언제 불안해?

Story Book밀레니얼 31인의 라이프스타일 다큐멘터리

12분

※ 30대를 위한 콘텐츠 플랫폼 '월간서른'이 밀레니얼을 바라보는 기성 콘텐츠에 던지는 유쾌한 미시사적 다큐멘터리! '밀레니얼 31인의 라이프스타일 다큐멘터리' 중 20화입니다.
호기심이 생기는 것은 조금 더 알려고 하고, 더 새로이 시도하다 보면 관성적으로 일하지 않게 돼. 

Q. 왜 일해?

자영업을 하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때마다 스스로 발전해나가는 나름의 궤적을 그릴 수 있어. 그래서 일을 계속하고 있는 것 같아.

처음엔 밥벌이로 시작했고, 그다음엔 가죽제품을 좀 더 잘 만들어 주문제작을 하거나 수강을 좀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어. 조금 지나니 이 업계가 가진 제약과 여러 가지 불편함을 스스로 해결하고 싶었지. 그런 것을 조금씩 개선하고 해결해나가는 데 재미를 느끼기에 일 만한 것도 없는 것 같아.

좀 더 목표지향적으로 이야기하자면, 45세 이후에는 조금 더 설렁설렁 일을 하고 싶어서 지금 들어오는 일을 닥치는 대로 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어.

Q. 어쩌다 지금 하는 일을 하게 됐어?

처음엔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가죽공예를 취미로 접했어. 직장을 다닐 땐 일주일에 하루, 공방 가는 그 하루가 정말 꿀 같은 시간이었는데, 진정 내 꿈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는 가죽공예는 그야말로 ‘용돈벌이'가 되어주었어.

처음부터 가죽공예로 창업하는 게 목표인 건 아니었어. 플리마켓에 나가서 진짜 꿈을 찾을 때까지 생계를 유지하는 수단으로 해보자고 시작했지. 가을엔 춥고 여름엔 덥고 비 오는 날엔 매대를 접어야 하는 등 몇 가지 일이 반복되다 보니, 조금 더 나은 방향에 대해 많이 고민했던 것 같아.

그 고민의 결과를 실행으로 옮기다 보니, 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일을 하고 있네.

Q. 쉴 때 뭐해?

원래 한 공간에 잘 머물러 있지 못 하는데, 요즘은 집과 공방을 오가며 주 6일을 출근 중이야. 가끔 동네 앞을 산책하다가, 그 길을 되게 어색해하면서 헤매는 나를 발견하게 되는데, 조금 바보가 된 것 같기도 하더라. 이럴 정도로 원래 쉬는 걸 잘 못 하는 사람인 것 같긴 해.

덕분에 일에 온 정신을 쏟고 있다 보면 적당한 휴식으로는 스트레스가 해결되지 않을 때가 많아. 그래서 작정하고 쉴 때는 가까운 곳으로 드라이브 가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노력해. 초록색 산을 보거나 탁 트인 풍경을 보면 마음에 꽉 차 있던 불편한 공기가 조금 빠져나가는 느낌이랄까?

Q. 취미가 뭐야?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그럴듯한 취미가 떠오르지 않아. 사람들을 만나 좋은 인사이트를 가지는 것이 취미라면 취미야. 일 때문에 만나는 어려운 자리가 될 때도 있지. 하지만 가까운 사람들과 맥주 한잔하면서 실없이 웃고 떠들고 나면 다음날까지 그 좋은 여운이 남아서 ‘아, 어제 참 즐거운 시간이었지’ 할 때가 있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요리수업을 다닌다거나 와인시음회, 맥주시음회를 일부러 찾아다니기도 해.

Q. 집에서 제일 좋아하는 공간은?

집은 어디나 좋지만 특별히 좋은 건 TV 앞. 머릿속이 복잡할 때 아무 생각 없이 멍 때리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 맥주 한 캔 들고 잔잔한 영화를 틀어놓거나 다큐멘터리 같은 걸 보고 있으면 그날 필요한 곳으로 사고를 전환할 수 있지.

Q. 집 외에 제일 좋아하는 공간은?

일하는 공방. 지금 공간은 가죽공방을 5년 정도 한 후에 새로운 보금자리로 꾸린 곳이야. 새로운 시작을 꿈꾸면서 수업 공간, 쇼룸, 주방, 힐링, 테라스 공간 모두 컨셉부터 타일 하나까지 하나하나 신경 써가며 만들었어. 

이곳으로 이사하고 2년 6개월이 지났는데, 아직도 이 공간은 나를 꿈꾸게 만들어. 혼자 있어서 한적할 때도 수업이 많아 바쁠 때도, 내가 제일 즐겁고 편안할 때는 대부분 이 공간에 머무를 때인 것 같아. 아마도 이 공간이 계속 나를 성장시켜주기 때문이 아닐까.

나를 꿈꾸게 만드는 나의 공방 ⓒ송예진

Q. 즐겨 듣는 음악은?

일할 때는 유튜브 뮤직이 추천해주는 가벼운 재즈, 팝을 주로 들어.

‘구름 위 침대에서 듣는 재즈', ‘해변이 생각나는 여유로운 팝' 이런 류의 제목을 가진 플레이리스트야. 힙합이나 일렉트릭같이 '힙'한 음악은 오래 듣기가 힘들고, 가사가 있는 k-pop은 일에 집중하기가 어려운데, 이런 추천 플레이리스트는 나의 텐션을 살짝 높인 상태로 유지하게 해줘서 즐겨 듣는 것 같아.

반대로 생각이나 고민을 해야 할 때는 음악 없이 조용하게 있는 게 편안할 때도 있어. 그럴 때 더 창의적으로 되는 것 같기도 해.

Q. 소울 푸드는?

김치찌개와 보쌈.

나를 위한 소울 푸드는 김치찌개. 고3 여름에 서울로 올라와서 자취를 시작했어. 미술학원 다니면서 미대 입시 준비하려고. 그러다 보니 가끔 엄마 밥이 생각날 때가 있었지. 그럴 때마다 엄마가 집에서 보내준 김치로 돼지고기 김치찌개를 끓여 먹었어. 그걸 먹으면 외로운 서울 생활이 조금은 위로가 되는 것 같더라.

보쌈은 친구들을 위한 소울 푸드라고 할 수 있어. 공방에 사람들을 초대해서 작은 파티를 할 때 내놓곤 했던 나의 주메뉴 중 하나지. 양이 푸짐해 넉넉하게 나눠 먹을 수 있어서 자주 만들었던 것 같아.

Q.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머릿속의 고민을 풀어내는 시간을 좋아해. 특정한 시간에 한다기보다는 일을 하면서, 출퇴근길 차 안에서, 집에 와서도 계속 생각을 하게 돼. 매일매일 생각하고 선택해야 할 것들이 되게 많아. a.현재 진행 중인 수강을 좀 더 잘하는 방법, b.새로운 커리큘럼, c.홍보, d.유튜브 콘텐츠, e.직원들의 현재 상태에 따른 업무지원, f.재료선택, g.구매, h.주문제작 등.

이런 고민이 늘 머릿속에 떠다니는데, 생각만 할 수 있는 시간이 별도로 정해져 있는 건 아니니까 나름의 해결방법이 생겼어. 이런 고민을 머릿속에서 a→b→c→d→e→f→g→h→a... 이런 식으로 도돌이표처럼 계속해서 조금씩 해결해나가는 거야.

이런 고민이 며칠 혹은 몇 달에 걸쳐서 숙성되는 기간을 지나, 나름의 결과가 나오기까지 하게 되는 ‘생각의 시간’을 좋아해.

Q. 마흔이 되면 어떨 것 같아?

앞으로 10년은 외면적으로는 비슷하게 살고 있을 것 같아. 열심히 일하고 다음에는 뭐할까 고민하다 실행하고, 결과 보고 반성하고…그걸 반복하고 있지 않을까.

내면으로는 지금보다는 좀 더 큰 사람이 되어 있을 것 같아. 나는 이 일을 시작하고 나서 마음의 크기나 사고의 방법 등 다방면에서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해. 특히 2019년 한 해 동안 나를 찾아주시는 분들에게서 배운 점이 많았어.

앞으로 더 많은 분을 만나 배움을 얻을 테고, 내가 하던 일과는 영역이 완전히 또 다른 장벽들을 계속해서 만날 테니, 마흔이 되기 전에 배우고 깨우치고 성장할 것이 매우 기대가 돼.

Q. 30대가 끝나기 전에 하고 싶은 것?

일을 잘하려면 휴식을 잘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하는데, 지난 30대에는 너무 일만 하며 전력질주를 한 것 같아. 그 덕에 더 빠르게 성장할 수도 있었겠지만.

30대가 3년 정도 남았는데, 이 나머지 기간의 ‘30대 프로젝트’로는 휴가 일수를 늘리고 싶어. 내년엔 일주일, 내후년엔 이주일, 30대의 마지막 해에는 다른 곳에서 ‘한 달 살기’를 할 정도로 말야. 사실 현 상황에서 한 달 살기를 실현하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불가능하니까 그렇게 한번 만들어보고 싶어.

Q. 남들과는 조금 다른 나만의 길을 걸을 때나 남들과 다른 선택을 할 때 주변의 반응은? 혹시 주변 사람들에게 지지받지 못할 때는 어떻게 해?

회사를 나와 장사를 한다고 했을 때 엄마 왈, “하더라도 시집가서 남편 있을 때 해!”. 이 말에 그때 나는 ‘왜 그래야 하지?’라는 의문을 가졌었어. 지금은 그 말이 일이 조금 잘못되거나 힘들 때 의지할 데가 있을 때 하란 말이었다는 걸 깨달았지만. 

그때의 나는 망하더라도 일단 경험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지. 내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하게 믿어서가 아니라, 일단 꽂힌 걸 해봐야, 잘 안 되더라도 그다음 기회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으니까.

일을 하다 보면 당장 이익이 남는 것

  • 20%

    밀레니얼 31인의 라이프스타일 다큐멘터리

    월간서른

밀레니얼 31인의 라이프스타일 다큐멘터리

스토리북 구매하기
Top
팝업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