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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B, 프릳츠 좋아하는 대기업 마케터의 사생활

매거진B, 프릳츠 좋아하는 대기업 마케터의 사생활

Story Book밀레니얼 31인의 라이프스타일 다큐멘터리

18분

※ 30대를 위한 콘텐츠 플랫폼 '월간서른'이 밀레니얼을 바라보는 기성 콘텐츠에 던지는 유쾌한 미시사적 다큐멘터리! '밀레니얼 31인의 라이프스타일 다큐멘터리' <일하는 밀레니얼이 먹고사는 이야기> 중 21화입니다.
안 된다고 하는 것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해내면서, 나의 다음을 궁금하게 만드는 일을 하고 싶어.

Q. 왜 일해?

돈 쓰는 법을 깨달아서, 더 잘 쓰기 위해.

올해 결혼을 준비하면서, 평생 쓴 돈만큼을 1년 동안 써봤어. 그러면서 돈이 없어도 살 수 있겠지만, 돈이 있으면 더 잘살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지. 아내랑 다짐했던 게 하나 있는데, 1년에 한 번씩 여행가고, 맛있는 것 먹고, 가끔은 로맨틱한 분위기도 느끼자고, 즉 제대로 돈 써보면서 살자고 했어.

어제 서울일러스트레이션 페어에 갔는데, 옛날에는 돈 무서워서 못 샀을 것들에도 기꺼이 투자하는 모습을 보면서 깨달았어. 돈으로 경험을 추구할 수 있고, 그 경험을 토대로 더 성장할 수 있잖아. 그걸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 일인 것 같아. 그래서 돈을 잘 쓰기 위해 오늘도 일하지.

Q. 어쩌다 지금 하는 일을 하게 됐어?

하고 싶은 것을 준비하고 하고 싶다고 얘기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주변에 많이 얘기하고 다녔어. 마케팅 직무가 아니지만, 나도 마케팅을 잘할 수 있다고 얘기했던 것 같아. 말뿐이 아니라 교육을 통해서 배운 내용을, 여러 가지 시도를 통해 결과로 만들어낸 나만의 무기 덕분이야.

SPC 특성상 매장 기반 비즈니스에 종사하고 있어. 현장과 사무실에 갭이 존재하는데, 이를 잘 풀어낼 수 있다고 설득하려고 매장에서 내가 했던 일을 어필했어. 예를 들어 가장 많이 팔아야 하는 빵을 왼쪽에, 비싼 빵을 오른쪽에 두어 왼쪽 빵을 더 많이 판매하기도 했다는 거였지.

이건 내가 교육받은 내용을 활용했던 케이스야. 사람들은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물건을 보고, 가격과 위치에 따라서 결정을 달리한다고 배웠거든. 이걸 활용해서 가장 많이 팔아야 하는 제품을 전략적으로 판매했지.

이처럼 교육을 듣고 그치는 게 아니라, 배운 걸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적용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무기 삼아 얘기하면서, 지금 하는 일에 가까워졌던 것 같아.

Q. 쉴 때 뭐해?

사람이 모이는 공간에 가기도 하고, 편안한 우리 집에서 휴식을 취하기도 해.

사람들이 많고, 북적이는 곳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 늘 찾아다녔어. 공간에 대한 관심도 있었지만, 그 공간을 구성하는 요소가 더 궁금했지. 사람들이 왜 그곳에 갈까? 무엇이 다를까? 이런 걸 궁금해하면서 많이 찾아다녔던 것 같아. 특히 새로 오픈한 공간이나 뮤직 페스티벌, 인스타에서 '힙'하다는 공간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조용한 공간을 찾기 시작했어. 북적이지 않고 소수로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 공간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다기보다 집에서 편하게 쉬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달까. 그러다 보니 요즘은 뭔가를 찾아 나서기보다는 집에서 빈둥거리는 집돌이가 되어가고 있어.

Q. 취미가 뭐야?

독서라 쓰고, 유튜브 틀어놓고 피파 하기.

책 읽는 것을 좋아해서 이것저것 기웃거리는 것이 취미야. 특히 알라딘 중고서점에 가서 다른 사람들의 손이 닿았던 책을 한아름 사는 것이 취미지. 와이프는 ‘책 많이 사길래 다 읽는 줄 알았는데, 읽기보다는 디스플레이용’이라고 놀려.

그리고 때로는 아무 생각 없이 머리를 비우는 시간을 좋아해. 유튜브로 재미있는 콘텐츠를 틀어놓고, 좋아하는 축구게임을 하면서 흩뿌려져 있던 생각을 잠시 멈춰보는 시간을 가져. 그리고 골을 넣으면 팔굽혀펴기를 하지. 그 모습을 본 아내는 그렇게라도 운동을 하라고 해.ㅎㅎ 그런 일상적인 시간을 보내는 게 취미야.

Q. 집에서 제일 좋아하는 공간은?

취향이 담긴 우리 부부만의 진열장.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수집하는 것이 취미다 보니, 수집한 책을 디스플레이한 책장이 가장 애착이 가. 큰 책장에는 책과 사진, 여행지에서 산 기념품들이, 작은 책장은 각자가 모으고 싶은 것들이 놓여 있어.

책들은 색깔별로 진열해보았는데, 흰색의 책들이 가장 많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더라고. 그리고 한 쪽에는 내가 좋아하는 <매거진 B>, <매거진 F>를 있어 보이게 놓아두었고, 막상 여행지에서는 읽지 않는, 그동안 떠났던 여행 책자들을 다른 칸에 두었어. 단순히 책만 모으는 것이 아니라, 아내와 내가 좋아하는 라인프렌즈 굿즈, 퍼엉 작가의 일러스트, 각종 인형 등을 모아두고 보니 아기자기한 우리만의 진열장이 되었어.

취향이 담긴 우리 부부만의 공간.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이다. ⓒ송해원

Q. 집 외에 제일 좋아하는 공간은?

이색적인 한국스러운 공간, 프릳츠.

처음에 프릳츠에 갔을 때 밖과 단절된 기분이었어. 마치 새로운 세상에 온 것 같았지. 사무실이 많은 공덕의 인상은 바쁘고 바빴는데, 그사이에 위치한 프릳츠는 개조된 한옥의 모양으로 평화롭고 아늑했어. 여행지에 온 것 같았지.

소품 하나하나에서도 여행지 감성을 느낄 수 있었어. 전등, 탁자, 창틀, 심지어 화장실 속 문구까지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세세하게 신경 쓴 공간이었어. 그 디테일들이 모여서 이곳은 뭔가 다르다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 것 같아.

프릳츠에 익숙해지게 된 계기는 아내 사무실 앞, 양재 프릳츠의 커피 맛과 크림치즈 빵 때문이었어.

커피 맛과 향의 여운이 늘 다른 곳과는 달랐어. 목구멍을 넘어가는 그 커피 맛이 온몸에 스며들었고, '이게 진짜 커피 맛'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지. 혹자는 커피를 진짜 느끼려면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셔야 한다고 했어. 맛, 밀도, 향 그리고 타이거 스킨* 등등 복합적인 것들은 아이스에서 찾을 수 없다고.

*에스프레소 추출 시 나오는 커피 거품인 크레마가 점박이 형태로 형성되는 것을 타이거 스킨이라고 한다.

근데 그 맛과 향을 담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프릳츠에서 찾은 기분이었어. 어느 정도였냐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팔지 않는 신혼여행지에서, 한국 가면 꼭 프릳츠 커피를 마시자고 아내에게 얘기할 정도였으니.

그리고 성공한 빵 덕후로 빵집에서 근무하게 된 우리 부부가 한동안 매일 같이 먹었던 빵이 크림치즈 빵이었어. 한입 베어 물면 재료를 아낌없이 넣었다는 느낌이 바로 들었고, 늘 하나로는 부족해 계속 생각나는 빵이었어. 지금은 양재점에서는 크림치즈 빵을 팔지 않는다고 해서 아쉽게도 못 먹고 있지만, 정말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빵이었어.

프릳츠를 좋아하는 이유는 '공간이 색다르고 코어메뉴를 확실하게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 단지 ‘차별화했다'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차원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 만큼. 그래서 이 글도 프릳츠에서 쓰고 있어.

Q. 즐겨 듣는 음악은?

그 시절, 추억이 담긴 2곡.

노래를 편식하지는 않는 편이야. 시기마다 꽂힌 노래들이 있어. 그러다 보니 노래 속에 담긴 기억들이 있는 편이지.

에피톤 프로젝트의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는 20대에 가장 많이 들었던 노래이기도, 가장 많은 추억이 담겨있는 노래이기도 해. 사랑의 시작에 대한 풋풋함부터, 끝내 상대를 걱정하며 이별을 고하는 감정을 한 곡에 담은 노래다 보니 다양한 시절에 걸쳐 들었던 노래야. 담담하게 이야기하듯 전달되는 인디 노래이기에, 주변에 추천했을 때 반응이 좋았던 곡이기도 했어.

그리고 알라딘 OST인 ‘A whole new world’. 영화 알라딘에서 알라딘과 자스민이 함께 양탄자를 타고 나는 장면에서 나왔던 노래이자, 두 사람의 결혼식에 사용되었던 노래이기도 해. 결혼을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노래이기도 하고 결혼식 마지막 행진곡으로 했던 노래이기도 하지.

노래처럼 결혼식을 신나게 꾸미자고 했었고, 서로 새로운 세계를 바라보며 즐겁게 살자는 다짐을 담았던 노래이기에 뜻이 깊었어.

오늘도 새로운 추억을 담을 노래를 찾아봐야겠네.

Q. 소울 푸드는?

ROI가 높은 내식대로 볶음밥.

결혼을 하고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요리를 제대로 시작하게 되었다는 것. 5년간 자취할 때 만들어 먹었던 음식보다 결혼하고 몇 달 안 되는 시간에 먹은 음식들이 더 많아.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해 먹는 요리(X), 소꿉장난(O)은 볶음밥이야. 많은 수고가 들어가진 않지만 먹으면 늘 맛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어서.

닭, 소, 돼지 아무 고기나 상관없이 버섯, 양파, 마늘 어떤 야채든 있는 재료를 다 넣으면 되지. 팁은 많이 넣으면 넣을수록 맛있다는 것. 넓은 프라이팬에 달달 볶다가 굴 소스를 넣고 휘적휘적하면 어느 정도 완성. 백종원 방식대로 밥은 국자로 누르고 마지막에 치즈를 올려서 잠시 뜸을 들이면, 오늘도 사랑받을 준비까지 완성!

Q.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샤워하고 맥주 마시는 시간.

운동을 하든, 사람을 만나든, 지쳐서 들어오든 늘 마지막은 샤워로 하루를 정리하는 편이야. 그 정리의 끝은 시원한 맥주와 함께하는데, 가장 맛있는 맥주를 위해 하는 한 가지 루틴은 샤워하기 전 냉동실에 캔맥주와 잔을 넣는다는 것이지.

샤워를 끝내고 나와 살얼음이 진 맥주잔에 시원한 맥주를 담아 노란 조명 아래 소파에 앉아. 무엇을 하든 상관없지. 시원한 맥주와 함께하면 하루의 피곤이 녹아버리니까. 과자나 하리보를 먹을 수도, 책을 읽을 수도, 아내랑 하루를 돌아볼 수도, 인스타를 구경할 수도, 유튜브를 보며 낄낄거리기도 해. 맥주와 함께하는 그 시간이 제일 좋아.

Q. 마흔이 되면 어떨 것 같아?

자신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는 사람이 되어 있지 않을까.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어본다면 늘 더워터멜론의 ‘우승우’ 대표를 떠올리곤 해. 브랜드 분야에서의 커리어와 B my B라는 브랜드 플랫폼을 키운 것을 존경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할 줄 아는 어른이기 때문이지.

곁에서 보기에는 늘 똑똑하고 늘 멋지고 늘 채워져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틀을 깨시더라. 자신의 부족한 것을 인정하고, 경험하지 않은 것을 쉽게 판단하지 않고, 정답은 없다고 생각하고 끊임없이 고민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어.

많은 선배들과 어른들이 자신의 경험에서 체득한 정답을 종종 사회에 강요하잖아. 요즘 사람들은 그걸 ‘꼰대’라고 하지. 이를 막기 위해선 나 자신도 부족하고 더 나아져야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요즘 같이 바뀌는 시대에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하니까. 이런 태도를 우승우 대표를 통해서 배웠던 것이고. 그래서 마흔이 되고 쉰이 되어도 세상에 존재하는 다른 정답들을 궁금해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Q. 30대가 끝나기 전에 하고 싶은 것?

아프리카 여행 가기, 1년에 한 번씩 가족사진 찍기.

세계 3대 폭포 중에 빅토리아 폭포를 가보지 못했어. 남들 4시간이면 다 보고 나온다는 이과수 폭포를 8시간을 구경했었고, 나이아가라 폭포수를 맞고 운명한 360도 카메라를 살린다고 고생했던 적이 있지. 2개의 폭포를 보고 오면서 폭포에 대해 터득한 팁은,

  1. 멀리서 바라보는 것도 좋지만, 그 안에서 물은 꼭 맞아야 한다는 점 
  2. 액티비티가 비싸지만, 그곳에서밖에 할 수 없기에 꼭 해봐야 한다는 점

이제는 더 재밌게 놀고 올 수 있을 것 같아서 3대 폭포 중 마지막 폭포가 있는 아프리카를 가보고 싶어. <꽃보다 청춘>에 나왔던 것처럼 원 없이 경험하고, 웃고 즐겨보고 싶거든.

올해 10월 결혼을 했어. 결혼하면서 다짐했던 게, 매년 결혼기념일을 맞이해 사진을 남기자는 것이었어. 결혼을 준비하면서 연애를 뒤돌아봤을 때 남는 것은 결국 사진뿐이었고, 매년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담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결정한 부분이었지.

매년 찍는 한장 한장의 사진들이 언젠가는 우리 집의 인테리어가 될 수도 있고, 사진을 남기기 위해 관리를 할 수도 있고, 훗날 아이들이 생긴다면 사진을 보면서 옛날의 우리를 추억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될 수도 있잖아.

30대가 끝나기 전에 두 가지를 할 수 있도록 꾸준하게 노력할 거야.

Q. 남들과는 조금 다른 나만의 길을 걸을 때나 남들과 다른 선택을 할 때 주변의 반응은? 혹시 주변 사람들에게 지지받지 못할 때는 어떻게 해?

‘쟤 또 그러니?’를 궁금하게.

헤어진 연인에게 가장 크게 복수하는 방법은 더 멋지고, 더 잘난 사람이 되는 거라 생각해. 그래서 헤어진 걸 후회하게 만드는 거지. 남과 다른 선택을 할 때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 다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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