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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의 빨래방은 같다" 서울서 일하는 제주언니의 핫스팟

"전 세계의 빨래방은 같다" 서울서 일하는 제주언니의 핫스팟

Story Book밀레니얼 31인의 라이프스타일 다큐멘터리

11분

※ 30대를 위한 콘텐츠 플랫폼 '월간서른'이 밀레니얼을 바라보는 기성 콘텐츠에 던지는 유쾌한 미시사적 다큐멘터리! '밀레니얼 31인의 라이프스타일 다큐멘터리' <일하는 밀레니얼이 먹고사는 이야기> 중 22화입니다.
쟤도 하고 걔도 하는데 나라고 못 할까?!

Q. 왜 일해?

첫 번째는 나의 존재 가치를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야. 24살 때부터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해왔어. ‘사회와 타인의 인정을 받는다’는 맛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일은 포기할 수 없어.

두 번째는 ‘돈을 쓰기 위해서’야. 부모님에게 용돈을 드릴 수 있는 여유를 얻기 위해, 그리고 당장 내일이라도 걱정 없이 원하는 곳으로 떠나기 위해 (경제력을 갖기 위해) 일하고 있어.

Q. 어쩌다 지금 하는 일을 하게 됐어?

오래전부터 막연하게 ‘기자’를 꿈꿨어. 그러나 현실적으로 내가 잘하는 일이 ‘마케팅’에 가까웠고 어찌어찌 마케터로 약 4년의 커리어를 쌓았어. 마케터는 항상 최신 트렌드에 민감해야 하는데 ‘나이가 들어서도 후배들의 존경을 받는 선배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 쉽게 답을 할 수가 없었어. 직업을 바꾼다면 30살이 되기 전에 바꾸고 싶다고 생각만 하고 있었어.

그쯤 학부생 시절부터 알고 지낸 선배가 “네가 하고 싶어 하는 기자 일과 잘하는 마케팅을 합친 자리가 있다”며 ‘편집기자’ 포지션을 추천해줬어. 그렇게 편집기자로 매체에 입사했지. 1년 전쯤 좋은 기회로 취재기자로 자리를 옮겼고 현재 ICT부서에서 블록체인, 벤처 분야를 취재하고 있어.

2017년부터 친구와 함께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제주언니’는 마케터 겸 포토그래퍼인 친구와 제주도를 여행하며 시작했어.

이 친구와 사계절 내내 제주도를 가다 보니 자연스레 주변에서 제주도 어디를 가야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 처음에는 인스타그램에 ‘#화둥제주’라는 해시태그로 제주도 이곳저곳을 소개했는데 세세한 정보를 요청하는 지인들이 많아졌지. 이럴 바엔 ‘광고없이 질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페이지를 만들자’ 해서 페이스북에 ‘제주언니’ 페이지를 만들었어.

우리가 좋아하는 곳들을 심심할 때마다 올리기 시작했는데 정신 차리니 6100명이 넘는 팔로워가 모였어. 현재까지도 광고 없이 틈틈이 운영하고 있어.

페이스북 페이지 ’제주언니’를 함께 운영하는 친구와 제주에서. 좌 송화연, 우 엄지. ⓒ송화연

Q. 쉴 때 뭐해?

제주도에 가거나 유튜브를 봐. 20대에는 집에 있는 게 죄악같이 느껴졌어. 매일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거나 무언가(요리, 가죽공예 등)를 배우는 데 열중했지. 그런데 요즘은 집에서 유튜브를 보는 게 하루의 소소한 행복이야. 유튜브 프리미엄은 유튜브가 발명한 최고의 상품.

제주도는 ‘이쯤이면 가야 된다’는 느낌이 들 때 비행기를 끊고 무작정 떠나. 같이 떠나 주는 친구(제주언니 공동운영자)가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야. 잠깐의 비행이 기분을 전환하고 한 주를 버틸 힘을 준다고 생각해.

Q. 취미가 뭐야?

취미를 만드는 게 취미야. 요즘은 베트남 핀에 커피를 내려 마시는 취미를 갖고 있어. (매일 평균 3잔의 커피를 마실 정도로 커피를 좋아해.)

올해 여름 휴가에 홀로 베트남 호치민에 다녀왔는데 거기서 핀 커피를 내려 먹는 법을 배워왔어. 좋아하는 컵을 꺼내 그 위에 핀을 올리고 커피를 내려 마시는 게 올해 새롭게 만든 취미야. 꽃을 만지거나 가죽제품을 만드는 취미는 20대 때부터 종종 해온 것들이야.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걸 좋아해.

Q. 집에서 제일 좋아하는 공간은?

침실이 가장 좋아. 기본적으로 잠이 많고 잠이라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침실은 최대한 포근하게 꾸몄어. 조명도 집에서 유일하게 백열등을 쓰지. 가구를 최소화한 대신 좋아하는 물건들(향수, LP플레이어, 캔들워머 등)로만 가득 채웠어. 손만 뻗으면 내가 좋아하는 게 다 모여있기 때문에 싫어할 수가 없어. 쉬는 날에는 거의 침실에서만 지낼 정도로 (침대 위에 올려두고 식사할 수 있는 작은 테이블까지 구매했음.) 침실을 좋아해.

Q. 집 외에 제일 좋아하는 공간은?

동네 빨래방을 좋아해.

20대를 거의 여행자처럼 살았어. 수많은 국가를 여행하면서 ‘전 세계 빨래방은 같다’는 느낌을 받았지. 빨래방이 가진 온도, 내뿜는 향기, 기기들이 내는 소음이 좋아. 빨래방 향기는 ‘여행하고 있다’는 착각을 만들어줘. 빨래방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야.

직업 특성상 저녁 늦게까지 일을 하거나 약속이 있는 경우가 다반사야. 그러다 보니 주말에 빨래를 몰아서 해야 하는데, 건조까지 해결할 수 있는 빨래방이 딱이지. 요즘 빨래방은 냉난방도 되고 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전기설비도 잘 되어있어. (여담이지만 내가 다니는 빨래방은 클래식도 나오고 커피머신도 있다고!) 빨래방에서 빨래를 돌려놓고 노트북을 꺼내 미뤄둔 자잘한 일을 하거나 넷플릭스 영상을 볼 때 행복해.

Q. 즐겨 듣는 음악은?

5년째 빼먹지 않고 가는 페스티벌이 ‘뷰티풀민트라이프(뷰민라)'야. 뷰민라에서 흘러나올 법한 잔잔하지만 신나는 노래를 좋아해. 10cm, 소란, 데이브레이크의 노래들이지. 

그렇다고 다른 장르의 노래를 안듣는 건 아냐. 요즘은 유튜브 뮤직 앱이 추천하는 재생목록을 많이 들어. 주로 국내 인기 100곡이나 2000년대 인기곡이지.

유튜브를 보다가 우연히 알게 되는 노래들도 굳이 찾아 들어. 요즘은 백예린의 Square를 무한 반복해 듣고 있어.

비가 와도 매년 꼭 참석하는 뮤직페스티벌 ‘뷰티풀민트라이프’에서. ⓒ송화연

Q. 소울 푸드는?

떡볶이. 이건 내 친구들도 다 알아.

무려 10년 전에 블로그를 운영했었는데 (지금은 폐쇄했어.) 블로그에 ‘떡볶이맛집탐방’ 폴더가 있었을 정도로 떡볶이를 좋아해. 기업이 운영하는 대학생 프로그램에서 학생기자 활동을 하면서 ‘서울에서 가장 맛있는 떡볶이집을 찾아라’라는 기사까지 썼었을 정도야. 아파서 병원을 갔다 나와서도 떡볶이집에 가고(왜 내가 다니는 병원 근처엔 항상 맛있는 떡볶이집이 있는 걸까.) 여행 후 귀국해서 제일 먼저 가는 곳도 분식(떡볶이)집이지.

Q.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자기 전에 침대에 누워 펭수 영상을 보는 것. 내 인생 가장 잘한 선택 두 가지를 꼽자면 라섹수술을 한 것과 유튜브 프리미엄을 결제한 거야.

유튜브 프리미엄을 통해 정말 많은 크리에이터들을 알게 됐는데 가장 좋아하는 크리에이터는 단연 펭수야. 침대에 누워 펭수 영상을 보면서 웃으며 잠드는 내가 좋아. (펭랑해)

Q. 마흔이 되면 어떨 것 같아?

(마흔 살이 되면 어떨까를 묻는 질문이라면) 아무렇지도 않을 것 같아. 별 거 없을 것 같다는 설명이 적합하겠어.

나는 남들보다 재밌고 특별한 20대를 보냈다고 생각해. ‘다시 스무 살로 돌아갈 수 있다면 돌아갈 것이냐’는 질문에 항상 '아니'라고 답해왔어. 다양한 일을 했고, 다양한 사람을 만났고, 다양한 경험을 했지. 그래서 20대를 '리셋'하는 것이 내 인생의 황금기를 흘려보내는 것 같아 두려웠어.

29살 11월부터 서른이 된다는 우울함에 연말까지 단 하루도 빠짐없이 술을 마셨어. 근데 서른 살이 되니 별게 없더라. 마흔 살도 마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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