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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권 마진은 1%, 가이드 수수료는 20% … 마이리얼트립, 콘텐츠의 힘을 말하다

Editor’s Comment 여행 사업에 왜 콘텐츠가 중요할까요. 우리의 여행을 차별화하는 것은 항공도, 숙박도 아닌 콘텐츠이기 때문입니다. 항공권을 중개하며 겨우 1%의 마진을 남기는 마이리얼트립이 ‘경험 콘텐츠’인 현지 가이드 서비스를 중개할 때는 20%의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콘텐츠의 중요성 때문입니다. 의 4화는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와의 질의응답입니다.

여행자들은 가격 비교가 가능한 항공권을 살 때는 500원이라도 싸게 사기 위해 치밀하게 조사하는데, 가격 비교가 불가능한 경험 상품을 살 때는 관대하게 행동합니다. 콘텐츠의 부가가치가 그만큼 높은 것이죠.

여행 서비스의 성패는 경험 콘텐츠의 다양성에서

Q. 결국 향후 여행 비즈니스의 차별화 포인트는 다양한 경험 콘텐츠가 될 것 같은데요. 앞으로 어떤 여행 서비스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건 ‘여행자의 취향을 얼마나 담아낼 수 있는가’라고 생각합니다. 해외에 나가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여행자들이 찾는 경험도 다양해질 텐데요. 플랫폼에 얼마나 좋은 경험 콘텐츠를 구비해 놓고 있느냐에 따라 플랫폼의 경쟁력이 달라지겠죠. 경험 콘텐츠를 계속해서 잘 담으려면 유연한 플랫폼 구조와 쾌적한 검색, 탐색, 추천 경험이 필요합니다. 결국 다양한 여행 콘텐츠들을 잘 담아갈 수 있는 역량 있는 회사가 고객의 선택을 받을 겁니다.

Q. 콘텐츠적 측면에서, 최근 눈여겨보고 있는 여행업의 경쟁 서비스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투어라이브’란 서비스를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마이리얼트립의 현지 투어 가이드 콘텐츠를 현지에서 가이드들과 여행자가 직접 만나면서 만들어지는데요. 투어라이브는 가이드 콘텐츠를 오디오 콘텐츠 서비스로 만들어 제공합니다. 현지 정보를 얻고 싶지만 가이드와 직접 만나는 걸 부담스러워하는 고객들에게 적합한 서비스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는데요, 협업 기회가 닿으면 꼭 함께 일해보고 싶습니다.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가 주목했던 투어라이브. 가이드 콘텐츠를 오디오로 서비스하는 이 회사를 마이리얼트립은 최근 투자를 단행했다. ⓒ투어라이브

Q. 마이리얼트립의 매출은 주로 어디에서 나오나요.
저희 핵심 사업은 투어 액티비티(tour activity)입니다. 전체 매출의 70~80%가 여기에서 나오죠. 투어액티비티의 마진은 20%인데요. 투어액티비티는 상품 형태가 ‘경험 콘텐츠’이기 때문에 단순히 가격만으로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같은 가우디 투어라고 해도 가이드가 누구냐에 따라서 투어비가 1만 원부터 100만 원까지 다양할 수 있습니다. 만약 가이드가 바르셀로나에서 20년 살았고 건축사 자격증이 있으면 1인당 가이드비를 25만원으로 붙여도 팔립니다.

반면 항공권은 단순히 가격만으로 비교할 수 있죠. 여행자들은 가격 비교가 가능한 항공권을 살 때는 500원이라도 싸게 사기 위해 치밀하게 조사하는데, 가격 비교가 불가능한 경험 상품을 살 때는 관대하게 행동합니다. 콘텐츠의 부가가치가 그만큼 높은 것이죠. 여행지에서의 소비는 관대 그 자체죠. 싼 항공권을 찾기 위해서 엄청나게 노력하던 사람이 15만원 짜리 스시는 큰 고민 없이 먹는 건 그래서죠.

파트너도 고객, 달력을 챙기는 게 관건

Q. 현지 가이드 투어가 핵심 사업으로 보이는데요. 가이드 투어 상품 디스플레이를 할 때 가이드 얼굴이나 가이드 후기를 전면에 배치할 법도 한데 그렇지 않더군요. 이유가 있나요.
저희도 디스플레이할 때 가이드 비중을 고민해봤는데요. 여행자들은 일단 ‘여행지’를 먼저 본 뒤 가이드를 고르더라고요. 루브르 투어인지 가우디 투어인지를 보고 나서 상품을 선택하는 거죠. 가이드라는 사람을 중심으로 두고 디스플레이를 할 수도 있지만요, 일단 이 상품이 무엇에 대한 건지 직관적으로 알리고 나서 가이드를 보여주는 게 좋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Q. 마이리얼트립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가이드 퀄리티를 컨트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하지만 가이드 분들의 특성상 오랜 기간 가이드를 하실 것 같지 않습니다. 박사 과정 중에 아르바이트로 가이드를 했던 분이 학업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올 수도 있으니까요.
마이리얼트립의 파트너(가이드)가 되려면 스크리닝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먼저 한 양식을 다 채워야 하는데 ‘이 도시에서 3, 4년 정도 살았으니까 용돈 벌이나 해볼까’ 하는 생각으로는 그 양식을 채우기 어렵습니다. 완전한 상품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갖고 가이드비가 얼마인지, 몇 시간 투어인지, 어떤 특성이 있는지 자세히 써야 하니까요.

그러고 나서 저희와 영상 인터뷰를 하게 되는데요. 먼저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서 그분의 얼굴과 신분증 사진이 같은지 봅니다. 두 번째로는 서비스마인드를 확인합니다. 예를 들어 한 현지 대학 교수님이 관광객들에게 훈계를 하신 적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저희와 함께 일하기 어렵습니다. 가이드 분들은 이 일이 자원봉사가 아닌 서비스업이라는 걸 인식해야 합니다. 세 번째로는 현지에서 적법으로 체류하는지 여부를 체크하죠. 가이드 라이센스를 요구하는 지역인 경우 라이센스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고요.

사실 가장 강력한 품질관리 방법은 사용자의 후기입니다. 가이드의 후기가 좋을수록 가이드 분이 상위에 노출되니까요. 가이드가 수익을 더 내려면 후기를 잘 받는 수밖에 없습니다. 내 이름을 걸고 하는 일이니 굉장히 열심히 하시는 것 같습니다.

Q. 한 도시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급격히 많아진다고 가정했을 때, 관광객 수에 맞춰서 가이드 수를 갑자기 늘리는 일이 가능할까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이는데요.
이 문제는 예상치 않게 쉽게 풀렸어요. 초기에는 마이리얼트립 가이드는 주로 유학생이었는데요. 이분들은 공부가 끝나면 귀국하더라고요. 일할 수 있는 것도 한 달에 네 번 정도로 적었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현지에서 생업으로 가이드를 하시는 분들이 마이리얼트립에 들어오게 됐죠. 저희는 그분들을 기업 가이드라고 부르는데, 그분들에게 이 일은 사업이에요. 한 예를 들어 볼게요. 바르셀로나에 사는 한 주얼리 디자이너 분이 5년 전 마이리얼트립에서 가이드를 부업으로 시작했는데요, 이 일이 너무 잘 되니까 디자이너 일은 접고 여행사 법인을 설립했어요. 남편은 야간에, 본인은 주간에 가이드를 하고요. 지금은 인근 지역에 관광객 버스 4대를 보내는 사업가로 변모했죠.

이처럼 현지 기업 가이드들은 기회가 되면 본인의 사업을 확장하려고 합니다. 노련한 가이드를 찾거나, 새로운 가이드를 훈련 시키면서 가이드를 확보하죠. 물론 저희와 함께 일하는 가이드가 많아지기도 했어요. 초창기에는 대형 패키지 여행사 가이드는 저희와 일하지 않았죠. 대형 여행사에서는 여행자를 40명 씩 보내주는데 저희는 5, 6명씩 보내니까요. 그런데 그분들이 여행의 흐름 변화를 읽고, 요즘에는 저희와 함께 일하세요. 대형 여행사 패키지 손님은 줄고 있는데 마이리얼트립 고객은 그 수가 적더라도 계속 눈에 띄니까요.

Q. 마이리얼트립은 해외 현지 가이드라는 상품으로 특화돼 있는데요. 경쟁사가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최근에 한 대형 여행사가 저희와 유사한 서비스를 내놨는데요, 저희 파트너인 가이드에게 연락을 돌려서 “우리는 수수료 0%받겠다. 같이 일하자”고 연락을 돌렸어요. 파트너들이 옮겨 갔을까요. 그렇지 않았습니다. 파트너들이 걱정하는 건 수수료가 아니라 수요가 불안정해지는 것이더라구요. 본인들 캘린더에 일정을 매번 안정적으로 채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 거죠. 수수료는 그 다음 문제고요.

사실 가이드를 독점 계약하는 것이 아니라서 마이리얼트립과 경쟁사, 두 곳에서 일할 수도 있는데요. 두 곳 스케줄을 관리하는 것도 일이라서 그런지 그렇게 하지 않고 마이리얼트립에서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파트너도 고객이라고 생각해요. 저희에게 중요한 지표는 마이리얼트립이 가이드들의 캘린더를 얼마나 점유하는가예요. 이분이 일할 수 있는 날 중 마이리얼트립이 채운 날이 얼마인지 체크하죠. 여행자 후기 수에 따라서 가이드의 여행 예약 개수가 달라지는데요. 후기가 50개 되면 상위 페이지에 노출되고, 결과적으로 가이드들의 캘린더 점유율도 높아지죠.

“사업은 앞단을 점유해야” 크로스셀링의 비결

Q. 여행 가이드 투어사업으로 특화할 수 있었는데, 항공·숙박 사업까지 확장한 이유는요.
저희가 항공과 숙박을 신사업으로 접근한 건 아니고 카테고리 확장으로 접근했죠. 저희의 정의에 따르면 항공과 숙박은 신사업이 아니예요.

어느 스타트업이든 당연히 고객에게 파는 품목을 늘려야 합니다. 쿠팡이 기저귀만 팔았는데, 과일과 생수를 팔면 고객에게도 쿠팡에게도 좋은 것 아닐까요. 고객이 이왕에 쇼핑하는데 다른 것들도 함께 살 수 있으니까요. 저희가 항공과 숙박을 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어차피 투어 사는 분이 항공도 사고 숙박도 사야 하니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죠. 그런데 항공과 숙박 서비스를 사는 분들은 세 가지를 필요로 하더라고요. 첫번째는 구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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