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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우선주의, 룰루레몬 스토어 집기에 바퀴가 달린 이유

Editor’s Comment 1998년 캐나다 밴쿠버의 작은 가게에서 출발한 룰루레몬은 불과 20년 남짓한 기간에 세계 3위 스포츠웨어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요가계의 샤넬’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전세계에 레깅스 열풍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죠. 룰루레몬은 특히 매장으로 중심으로 독특한 커뮤니티 문화를 구축한 것으로 유명한데요. 5화는, 룰루레몬의 콘텐츠 철학에 대한 유예슬 브랜드 매니저의 강연을 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룰루레몬이 브랜드를 운영하며 던지는 질문은 하나인 것 같아요. 만약 룰루레몬이 없어진다면, 우리가 세상에 남길 것은 무엇인가.

요가복으로 시작해 요가 철학으로 성장한 브랜드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잠깐 명상을 통해 숨을 고르고 가겠습니다. 손등에 민트향 오일을 발라드릴게요. 손등으로 마사지를 한 뒤, 오일을 목에 바르셔도 되고 향을 맡아도 됩니다. 코로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세요.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눈을 감아볼게요. ‘왜 이걸 하고 있지?’ 하는 생각보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 하고 알아차리고 숨에 집중하면 좋겠습니다.

숨을 함께 들이마시고 3초 정도 멈췄다가 내쉬어 볼까요. 이건 쿰바카 호흡법이라고 하는 호흡법입니다. 요가 호흡법으로 집중을 필요로 할 때 사용되고 북미에서는 특전사들이 실제로 사용한다고도 해요. 룰루레몬은 미팅을 하기 전에 호흡이나 명상 등으로 마음을 가다듬고 미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런 행동을 클리어링(clearing)이라고 합니다.

룰루레몬은 블랙 팬츠에서 시작했습니다. 창업자 데니스 칩 윌슨(Dennis Chip Wiison)은 원래 스노우보드 의류 사업을 했어요. 그는 1997년에 좋은 옷감을 발견합니다. 땀을 잘 흡수하고 굉장히 신축성이 좋았죠. 이 소재로 요가복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부인과 함께 요가 스튜디오를 찾아갔어요. 그때는 사람들이 트레이닝복을 입고 요가를 하던 시절이었어요. 그 이후로 칩 윌슨은 스튜디오 2층에 재봉틀 하나를 두고선 요가 옷을 만들고, 1층 스튜디오로 내려가 요가 선생님한테 옷을 보여드렸죠. 피드백을 받고 옷을 수선하기를 반복하면서 룰루레몬을 시작했습니다.

자연스레 회사 문화에는 요가 철학이 많이 반영돼 있습니다. 저도 룰루레몬에 입사한 뒤 첫 일주일 동안은 요가와 요가 철학, 명상을 배웠어요. 폴인으로부터 “콘텐츠는 어떻게 비즈니스를 바꾸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는데요, 방금 숨을 내쉬면서 거꾸로 “비즈니스는 어떻게 콘텐츠를 바꾸는가” 하는 질문이 제 머릿 속에 떠오르더군요. 비즈니스와 콘텐츠는 상호작용하면서 나아가는 것 같습니다. 룰루레몬이 게스트의 마음을 끌기 위해 어떻게 콘텐츠를 활용하는지 이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왜 함께 땀흘리는 것이 중요한가

룰루레몬은 브랜드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스웻라이프(the sweatlife)로 명명하고, 이걸 어떻게 하면 게스트와 나눌 것인가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러면서 “우리는 어떤 회사로 알려지면 좋을까”, “우리는 어떤 회사로 남으면 좋을까?” 고민합니다. 결론적으로 룰루레몬이 브랜드를 운영하며 던지는 질문은 하나인 것 같아요. 

“만약 룰루레몬이 없어진다면, 우리가 세상에 남길 것은 무엇인가.”

룰루레몬의 비전(vision)은 ‘개인의 무한한 잠재력을 깨워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겁니다. 어마어마한 꿈이죠. 어떤 분들은 이렇게 질문합니다. “제품을 만들면 되지, 세상까지 뭐 그렇게 바꾸려고 해?” 저희는 이렇게 답해요. “그럼 이런 일을 우리가 아니면 누가 하지?” 저희가 이 비전을 위해 중시하는 게 있어요. 직접 ‘영감을 줄 수 있는 경험', 즉 ‘스웻라이프'를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스웻라이프’는 땀 흘리는 행위와 관계, 성장, 이 세 가지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사람들과 호흡하고 땀 흘리면서 직접적으로 관계를 맺는 걸 중시합니다. 브랜드의 목적이 ‘개인의 무한한 잠재력을 깨우는 것’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개인이 잠재력을 깨우려면 우선 스스로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를 알고, 내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알아야 도전하면서 성장할 수 있다고 믿거든요.

룰루레몬은 콘텐츠를 ‘세상을 더 낫게 만들기 위해 우리가 특별히 전할 수 있는 경험’으로 정의합니다. 이런 경험을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 있어요.

룰루레몬에서는 먼저 고객을 게스트(guest)라고 부릅니다. 매장을 집으로, 고객을 집에 온 손님으로 보죠. 매장 주변에서 영감을 주는 파트너들을 앰배서더(ambassador)라고 말하고, 그분들의 성장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요. 매장 직원은 게스트를 교육한다는 뜻으로 에듀케이터(educator), 이 전체를 콜렉티브(collective)라고 말하죠.

그럼 콘텐츠를 어디에서 전할까요. 저희는 스토어와 온라인, 커뮤니티 이 세 곳에서 콘텐츠를 전합니다. 그 중에서 스토어가 가장 중요해요. 스토어에서 에듀케이터들이 게스트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 의견을 제품에 반영할 때 큰 시너지 효과가 난다고 생각합니다. 스토어·온라인·커뮤니티를 어떻게 잘 운영할까 하는 점은 룰루레몬의 숙제죠.

#로컬 아티스트가 만든 스토어 벽화

룰루레몬은 첫 매장을 만들 때부터 지금까지 매장을 만들 때 로컬 아티스트들과 벽화 작업을 하고 있어요. 서울의 첫 스토어인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는 정크하우스라는 아티스트와 벽화를 완성했고요, 청담동 플래그십스토어는 나난 작가님이 2박3일 동안 꼬박 밤을 새우면서 한국의 모티브를 그려주셨어요. 특히 나난 작가님은 작업을 전문으로 하는 작가님이 아니어서 벽화 제작을 승낙하기까지 설득의 과정도, 벽화 제작 기간도 아주 긴 편이에요.

그럼에도 저희가 벽화 작업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있어요. 룰루레몬의 첫 번째 스토어는 로컬 아티스트가 그라피티를 그려줬어요. 그 후로 가능한 스토어에서는 로컬 아티스트와 벽화 혹은 아트 작업을 하고 있어요. 브랜드는 아티스트와의 작업을 통해 아트 커뮤니티를 서포트하고, 그 지역 커뮤니티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아티스트는 스토어를 방문하는 게스트가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에요. 이런 부분이 가장 스토어와 그 지역 커뮤니티를 서포트하는 진정성 있는 예시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모델 사진을 최소화한 스토어

룰루레몬 스토어에는 없는 것들이 있어요. 일단 매장에 안내판이 없어요. ‘파격 할인’이란 글씨를 써 놓지도 않고, 가격을 크게 써 붙이지 않아요. 그리고 모델사진을 최소화 하고자 합니다. 그 이유는 게스트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제품을 객관적으로 선택하도록 돕고 싶어서에요. 물론 온라인 스토어에서는 제품의 디테일 외 분위기를 보여줘야 해 모델 사진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스토어에서는 에듀케이터가 제품을 직접 입어본 후 만든 의도와 핏 그리고 용도를 ‘에듀케이팅(educating)' 해주는 것이 게스트가 제품을 객관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생각합니다.

#피팅룸이 아닌 키친

저희는 매장을 집으로, 피팅룸을 키친으로 불러요. 특히 게스트와 많은 대화를 나누는 키친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죠. 게스트와 대화를 나누는 걸 ‘키친 파티한다’고 표현하고요. 게스트가 룰루레몬의 키친에 오면 에듀케이터들이 “이름이 뭐예요?",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세요?", "어떤 운동을 하세요?” 같은 질문을 던지는데요. 이렇게 소통하면서 게스트에게 더 좋은 제품을 권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저희의 소통법을 불편해 하지 않도록 적정선에서 룰루레모니즘의 로컬라이제이션(localization·현지화)을 계속 진행하고 있어요. 특히 게스트들이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비하인드 스토리, Why We Made This

룰루레몬 제품은 다른 기성복처럼 행택(hangtag·품질표시표)이 있어요. 그런데 자세히 보면 저희 행택은 다른 회사의 것들과 좀 다릅니다. 제품 특징은 물론, 제품이 만들어진 의도나 이유 그리고 이용 방법까지 담겨 있습니다. 예를 들면 “여권은 이 포켓에 넣어두세요”, “이 바지는 엉덩이가 끼지 않도록 박음질에 신경썼어요” 하는 식으로 제품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죠. 저희가 게스트의 피드백을 받아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이런 설명을 쓸 수 있어요. 한국에서는 룰루레몬에서 전하는 편안한 뉘앙스를 잘 살리려고 행택은 해요체로 번역하고 있어요.

#제품 개발의 원동력, 피드백

룰루레몬의 창업자가 요가 선생님에게 요가복에 대한 피드백을 받으면서 제품을 만들었다고 말씀 드렸죠? 그래서인지 룰루레몬은 ‘사용자의 피드백’을 굉장히 강조합니다. 키친에 게스트들의 피드백을 자유로이 쓸 수 있는 분필과 칠판을 마련해 두기도 했고요. 저희는 한국에서 취합된 피드백을 매일 본사 디자인팀에 보내고 있어요. 예를 들면 “요가 양말이 필요해요”“남자 요가 바지가 다양해지면 좋겠어요” 같은 것들입니다. 이런 피드백을 반영해서 길이가 짧은 아시아핏 바지, 머리 묶는 고무줄을 넣는 주머니 같은 제품들이 만들어졌어요.

한국에서 시작된 ‘브로가’, 세계로 퍼지다

앰배서더는 ‘스웻라이프’를 살고, 주변에 영감을 주는 룰루레몬의 중요한 파트너입니다. 매장 에듀케이터들이 직접 스토어 주변에서 앰배서더를 찾는데요. 그분이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할 수 있는지, 비전과 골을 브랜드와 함께할 수 있는 분인지 확인한 뒤 앰배서더로 추천하죠. 저희는 앰배서더와 2년을 계약하면서 별도의 모델 혹은 광고료는 드리지 않고, 룰루레몬 제품을 직접 입어볼 수 있는 소정의 구매권(카드 형태)을 드립니다. 저희 제품을 거의 매일 입으시는 분들이라 피드백을 받고 있어요. 그리고 앰배서더들이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나 개인의 비지니스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워크샵을 참여나 해외에서 활동을 하실 수 있게 돕기고 합니다. 앰배서더들을 통해 룰루레몬의 커뮤니티도 함께 성장한다고 생각합니다.

#앰배서더의 콘텐츠가 사회를 바꿀 수 있도록

저희는 앰배서더들이 콘텐츠를 만들 때도 적극적으로 지원하죠. 모든 앰배서더들과는 함께 사진을 촬영해요. 그 이유는 스토어에서 앰배서더를 소개하고 싶은 것도 있지만, 좋은 콘텐츠를 통해 그 분들의 철학이나 활동을 소개한다면 더 많은 분들이 저희 앰배서더들이 얼마나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기여하시는 분들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에요. 또한 앰배서더들도 함께 촬영한 사진을 가지고 개인이 진행하는 프로그램 홍보에 사용할 수 있기도 하고요. 그렇게 사진 하나도 여러 방면의 콘텐츠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이벤트

룰루레몬이 지향하는 건 경험인데요. 제품을 입어보는 경험도 중요하지만 룰루레몬이 제공하는 경험 그 자체도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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