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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탁은 왜 29CM의 손을 잡았나 … 브랜딩은 '한방'에 해결되지 않는다

Editor’s Comment 콘텐츠 커머스에서 가장 중요한 건 도움·발견·재미 중 재미라는 게 지난 스토리의 핵심이었죠. 그럼 과연 ‘빵 터지는’ 콘텐츠로 모든 것이 끝날까요. 하이엔드 브랜딩은 그렇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게 김현수 무신사 미디어부문장의 설명입니다. <콘텐츠는 어떻게 비즈니스를 바꾸는가> 10화는 단기간 숫자로는 증명되지 않는 하이엔드 브랜딩을 어떻게 콘텐츠로 접근할 수 있을지를 소개합니다.

브랜딩은 한방에 해결될 수 없어요. 특정 콘텐츠의 조회 수가 100만 회 이상을 돌파했다고 해도 브랜딩이 완성된 건 아닙니다. 시간이 필요해요.

#2. 매장이 미디어다.

콘텐츠와 커머스에 대한 두 번째 메모는 ‘매장이 미디어다’입니다. 소매업(retail)의 정의는 ‘최종 소비를 목적으로 구매하는 개인이나 가계를 대상으로 상품이나 용역(서비스)을 판매하는 유통업의 한 형태’입니다. 어떤 사전에는 ‘제품에 변형을 가하지 않고 최종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라고 나와 있어요.

기존에는 유통업자가 최종 소비자에게 상품·서비스만 전달했다면, 이제는 유통업자가 최종 소비자에게 콘텐츠도 제공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매장이 곧 미디어로, 상품이 곧 콘텐츠가 된 거예요. 콘텐츠를 어떻게 기획하고 고객을 설득하느냐가 자연스럽게 중요해졌죠.

왜 이렇게 바뀌었을까요. 콘텐츠가 유행이기 때문일까요. 그게 전부는 아닌 것 같아요. 저는 모바일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모바일(스마트폰)은 전화기예요. 전화기는 사람들 소통의 수단이 전부일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고성능 디스플레이, CPU, 하드웨어, 네트워크 등의 컴퓨팅 기능을 갖추게 되면서 콘텐츠를 실어 나르는 미디어 기기가 되었습니다.

거기다 전자상거래 시장이 확대되면서 모바일은 매장의 역할도 합니다. 결국 모바일은 미디어이기도 하고 상점이기도 합니다. 쇼핑하는 소비자들에겐 상품이 콘텐츠이기도 한데, 이들이 하나의 접점에서 벌어지니 마케팅과 리테일도 한 군데서 일어나게 되었죠.

누군가는 심심하면 콘텐츠를 보려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카페나 커뮤니티, 인터넷 뉴스나 유튜브를 봅니다. 그런데 또 다른 누군가는 같은 목적으로 폰으로 쇼핑몰을 둘러보고 상품을 구경하죠. 말 그대로 매장이 미디어고, 상품이 콘텐츠가 된 상황이 온 거죠.

마케팅과 리테일이 철저히 구분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미디어 커머스라는 말 자체가 없었습니다. 과거에는 마케팅 하는 사람이나 마케팅 하는 공간이, 세일즈 하는 사람이나 세일즈 하는 공간과 확연히 분리돼 있었어요.

어떤 기업이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한다면 마케터가 전체적인 기획을 잡고, 광고 대행사를 통해 작업하고, 프로덕션에 넘기고, 다시 신문이나 잡지 등의 올드 매체에 알립니다. 사람들은 브랜드가 얼마나 공격적인 캠페인을 펼치느냐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죠.

세일즈 담당자는 오프라인 매장의 판촉 행사를 기획하고, 인쇄한 쿠폰을 뿌리고, 마케터가 기획한 광고를 TV에서 본 고객들이 매장에 찾아와주기만을 기다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예전과 달리 마케팅과 리테일이 구분되지 않는 지금의 상황은 모바일에서 비롯됐습니다. 오늘의 주제가 ‘마케팅과 리테일 사이, 미디어 커머스’인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블랭크와 티몬의 사례는 다 좋은데 한 가지 풀지 못한 숙제가 있었어요. 바로 ‘브랜딩'의 영역입니다. 브랜딩은 광범위한 의미로 쓰이지만 여기서 말하는 브랜딩을 굳이 표현하자면 ‘하이엔드 브랜딩(High-end Branding)’을 일컫습니다. 널리 쓰이는 개념은 아니고, 제가 만들어낸 용어입니다. 제가 전달하려는 의미의 단어가 없어서 만들 수밖에 없었어요.

하이엔드 브랜딩은 속되게 말하면 ‘멋이 철철 흐르는 브랜드의 느낌을 만드는 마케팅’입니다. 나이키, 아디다스, 티파니, 샤넬, 디올 등의 브랜드를 떠올리면 쉽습니다.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마케팅을 하는 브랜드들이죠.

물론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브랜딩의 전부는 아닙니다. 위트 있고 정교하게 기획된 키치한 느낌의 배달의 민족 브랜딩도 훌륭하니까요. 다만 결이 다르다는 것만 이해해주시면 됩니다.

문제는 미디어 커머스의 관점에서 하이엔드 브랜딩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스와로브스키의 예를 들어볼게요.

스와로브스키는 중저가의 액세서리 브랜드입니다. 로맨틱한 키워드가 브랜드의 정체성을 대표합니다. 그런데 한때 병맛 콘텐츠가 유행할 때 장도연씨를 모델로 앞세워 이런 시도를 했었어요.

이 영상이 거의 100만 회 정도의 조회 수를 올렸습니다. 댓글에는 칭찬이 가득해요. ‘스와로브스키가 제대로 일냈다’, ‘깨어 있는 브랜드다’, ‘역시 브랜딩은 힘주지 말고 이렇게 해야 한다’ 등. 저는 이런 댓글 단 분들에게 묻고 싶어요. “이 영상이 이 브랜드의 뉘앙스를 지배했다면 연인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로 이 목걸이를 고르시겠습니까?”

강력한 콘텐츠 하나로 세심한 브랜딩이 가능할까요? 저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딩은 한방에 해결될 수 없어요. 특정 콘텐츠의 조회 수가 100만회 이상을 돌파했다고 해도 브랜딩이 완성된 건 아닙니다. 시간이 필요해요. 브랜딩의 딜레마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사람들 사이에서 이슈가 됐다고 판매까지 잘 되는 건 아닙니다. 화제력, 판매력 사이의 상관관계도 이렇게 일치하지만은 않죠. 둘다 브랜드에 숫자를 만드는 행위이지만 반드시 그 둘이 연결되진 않아요.

브랜딩 역시 화제력, 판매력과 다르게 작동합니다. 브랜딩은 숫자가 아니라 브랜드의 뉘앙스, 정서를 만드는 행위예요. 앞에서 말했던 재미, 발견의 방식만으로는 하이엔드 브래딩이 어렵습니다.

모바일 시장 환경에선 상품·콘텐츠·매장이 치밀하게 유기적으로 어우러져야 하이엔드 브랜딩이 될 수 있고, 브랜드의 정서를 정확히 전달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 커머스도 이 길을 따라갑니다.

29CM는 하이엔드 브랜드의 집합소입니다. 매장을 가진 브랜드와 29CM의 콘텐츠는 ‘하이엔드 브랜딩'이라는 공통된 지향점이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29CM의 PT(Presentation)입니다.

29CM의 PT는 하이엔드 브랜딩을 지원하는 미디어 커머스 콘텐츠입니다. 프라이탁의 예를 들어볼게요.

재활용 소재를 활용해 가방을 만드는 프라이탁은 온라인에서 자사몰과 29CM에서 독점 판매합니다. 29CM이 추구하는 바와 결, 그리고 PT 같은 콘텐츠가 그 배경입니다.

프라이탁이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과 브랜딩은 문장으로 표현하기 참 어려운데요, 결국 뉘앙스(nuance, 미묘한 차이)입니다. 

이 콘텐츠를 유튜브나 페이스북에서 봤으면 임팩트가 약했을 거예요. 그런데 29CM의 콘텐츠와 매장에 프라이탁이 유기적으로 잘 어우러져 하이엔드 브랜딩이 구현됐다 볼 수 있습니다. 이후 에피소드 2, 3까지 이어졌어요. 브랜딩은 이렇게 하나씩 쌓아나가는 겁니다.

프라이탁처럼 29CM PT로 매장·콘텐츠·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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