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book / 코엑스 별마당도서관과 인천 개항로 프로젝트의 공통점은?

코엑스 별마당도서관과 인천 개항로 프로젝트의 공통점은?

1. WHAT TO READ

잠들기 전 마켓컬리나 오아시스에서 장을 보면 다음 날 새벽 장바구니가 집 앞에 놓입니다. 옷도 마찬가집니다. 그제 밤 런드리고나 세탁특공대에 맡기면 세탁된 옷을 이른 새벽 문 앞에서 찾을 수 있죠. 밥 하기 싫을 땐 배달 앱으로 음식을 주문하면 되고요, 음식물 쓰레기 버리기나 민원서류 떼는 것 같은 잔심부름도 앱 하나로 뚝딱 해결할 수 있습니다. 영화가 보고 싶을 땐 넷플릭스에 접속해 빔프로젝터로 거실 벽에 쏜 영상을 봅니다. 알고리즘 덕분에 영화 선정에 실패할 확률도 낮죠.

‘제로 오프라인, 100% 온라인’만으로도 충분한 세상이 왔습니다. 오프라인 리테일의 위기가 찾아온 거죠.

실제로 그렇습니다. 이마트가 야심 차게 준비한 전문점이 2019년 대규모 적자를 내며 정리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2018년 문을 연 삐에로 쇼핑은 1년 6개월 만에 사업 철수를 발표했습니다. H&B스토어 부츠도 지난해 전체 점포의 절반 이상을 정리했죠. 어디 그뿐인가요? 강남역, 홍대, 가로수길 같은 서울 대표 상권의 대로변 상가는 장기간 공실로 방치돼 있고, 문을 연 지 1년 도 안돼 폐업하는 가게가 넘쳐납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오프라인 리테일 업계는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앞다퉈 ‘가장 좋은 자리’에 ‘돈이 되지 않는’ ‘매력적인 공간’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60억 원을 들여 코엑스 스타필드 중앙광장에 850평 규모로 조성한 별마당도서관이 대표적입니다. 푸드코트와 행사장으로 꽉꽉 채우던 대형마트 1층을 무료 휴게 공간으로 만든 롯데마트 어반포레스트, 평당 수억원을 호가하는 신사동 가로수길 1층을 통째로 비워놓은 가로골목 등 예는 차고 넘칩니다.

오프라인 리테일이 어렵다고 아우성인데 매출이 늘어난 곳도 있습니다. 매출 상위 5위 백화점 중 4곳은 지난해(2019년) 매출이 전년 대비 4~14% 늘었습니다. 1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한국 백화점 최초로 연 매출 2조원을 넘어섰죠.

그뿐이 아닙니다. 오래된 골목 한쪽에선 각 지역의 특산물이나 독특한 레시피의 빵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개성 있는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어느 골목 매장엔 하루 수 백명이 찾아갑니다. 한 달에 이틀 반짝 열리는 플리마켓엔 5만명이 모여들고 말입니다.

이쯤 되니 궁금합니다. 오프라인 매장이 고객 감소와 매출 하락을 이기지 못하고 폐점하는 와중에 손님을 끌어모으는, 매출이 오히려 늘고 있는 매장의 비결은 대체 뭘까요? 오프라인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공간을 통해 그 답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2. WHY TO READ

# 여기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을 설계하라

1) 별마당도서관

2011년 도쿄 다이칸야마에 츠타야 티사이트(T-SITE)가 오픈하고, 2013년 CCC가 기획한 다케오시립도서관을 재개장하면서 츠타야 열풍이 불었습니다. 2017년 5월에 문을 연 별마당도서관도 거기에 영감을 받은 공간 중 하나입니다.

국내 츠타야식 공간을 만든 건 쇼핑몰 운영사인데요, 별마당도서관은 신세계프라퍼티가 만들었습니다. 스타필드 코엑스의 중앙광장에 2개 층, 약 850평 규모로 조성한 이 공간엔, 13m 높이의 대형 서가 3개가 약 7만 권의 책과 함께 들어섰죠. 2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책상과 의자도 비치했습니다.

주기적으로 공연과 특강이 열리는 이 무료 문화 공간은 그 자체로 랜드마크가 됐습니다. 코엑스 스타필드는 몰라도, 별마당도서관은 아는 수준이니까요. 2019년 발표한 코엑스 스타필드의 2주년 실적을 보면 방문객 수, 매출, 공실률 등 다양한 측면에서 별마당도서관이 얼마나 제대로 역할을 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코엑스 스타필드의 별마당도서관에서 명사와의 만남 행사가 열리고 있는 모습. ©신지혜

2) 앨리웨이 광교

2019년 5월 광교 호수공원을 바라보는 광교아이파크 저층부의 지하 2층부터 3층에 앨리웨이 광교가 오픈했습니다. 라이프스타일 디벨로퍼를 추구하는 네오밸류가 기획한 공간입니다.

네오밸류는 지역밀착형 커뮤니티 센터를 추구했습니다. 이를 위해 분양하고 빠지는 형태가 아니라 직영과 임대 중심으로 공간을 운영했습니다. 이슈가 되는 매장, 집객을 책임지는 매장, 매출을 견인하는 매장의 비율을 정해 역할을 나눴고요. 각 구역의 역할과 특징을 살려 기획한 겁니다. 철저한 시장조사와 전략을 통해 앨리웨이 광교는 지역 명소로 자리잡았습니다. 주말엔 2만명씩 모이는 명실상부한 핫플레이스가 됐죠.

앨리웨이 광교의 성공엔 독특한 매장과 공간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네오밸류가 직접 운영하는 다곳(슈퍼마켓), 식물1(라이프스타일 가구, 인테리어 등), 아오로(레스토랑, 그로서리, 쿠킹클래스), 크리타(키즈카페)의 수준 높은 서비스와 프로그램은 사람들의 공간 만족도를 높였고, 사람들은 앨리웨이를 다시 찾았습니다.

앨리웨이 광교 중앙에 위치한 카우스의 작품 ‘클린 슬레이트(clean slate)’도 성공 요인 중 하나입니다. 방문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하거니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바이럴의 1등 공신이기도 합니다.

엘리웨이 광교 '헬로그라운드' 중앙의 클린슬레이트. ©앨리웨이 홈페이지

대형 건축물을 지을 땐 의무적으로 일정 금액 이상의 예술품을 설치해야 하는데요, 앨리웨이 광교엔 그 비용의 10배인 60억원을 썼습니다. 그만큼 곳곳에 예술작품이 많이 설치돼 있죠. 특히 직영 갤러리인 ‘니어 마이 A’는 국내외 유명 작가의 작품을 주기적으로 전시하며, 키오스크 디자인이나 벽면 그래피티도 유명 작가의 작품으로 꾸몄죠. 2020년 자넷 에힐만의 작품이 설치되면, 미술 투어를 위해 이곳을 찾는 수요도 꾸준히 늘지 않을까 합니다.

3) 작은 미술관, 파라다이스시티

2017년 인천 영종도에 개장한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는 쿠사마 야요이, 데미안 허스트 등 세계적으로 저명한 작가들의 작품 100여점을 포함 총 2700여점의 미술품을 전시했습니다. 미술관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습니다.

수백억원에 달한다는 이 작품들은 모두 무료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쿠사마 야요이의 ‘노란 호박’을 보러 파라다이스시티를 찾는 방문객도 많죠.

‘여기에서만 볼 수 있는 흥미롭고 진귀한 것’은 외딴 장소라도 불편을 무릅쓰고 기꺼이 찾아가는 팬덤을 만듭니다.

4) 태국 아이콘시암의 쑥시암

해외로도 눈을 돌려볼까요? 이번에 살펴볼 곳은 2018년 오픈한 태국 방콕의 랜드마크 쇼핑몰 아이콘시암입니다.

아이콘시암은 지난해 아시아퍼시픽 국제쇼핑센터협의회(ICSC)가 잘 만든 쇼핑몰에 주는 12개 최우수상 중 4개를 휩쓸었죠. 세계 100개국 7만 개 이상 회원이 가입한 ICSC는 글로벌 쇼핑센터 및 부동산개발업계 국제단체인데요, 신규 쇼핑몰이 이곳으로부터 이렇게 많은 상을 받은 건 처음이었습니다.

아이콘시암의 성공 비결은 실내 수상 시장인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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